$ 외국 여행·소풍

북아일랜드| 자이언츠 코즈웨이(Giant's Causeway), 캐릭-어-레드 브릿지(Carrick-a-Rede Rope Bridge), 부쉬밀스(Bushmills)

스콜라란 2014. 4. 9. 06:48


북아일랜드(영국)는 중동 테러리스트들이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치기 이전, 

그러니까 약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테러조직인 IRA의 활동지였다.

영국 본토에 대한 공격이 심각한 문제였고, 런던데리(Londonderry)는 테러단체의 중심지였다.

런던데리까지는 계획에 넣지 못했지만 심사숙고한 여행지로 북아일랜드 북부 해안을 선택했다.



이번 북아일랜드 여행의 주목적은 북쪽 해안에 있는 자이언츠 코즈웨이를 가보기 위함이었다. 

우선 벨파스트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 콜레인(Coleraine)이라는 작은 도시로 가야했다.


   


콜레인에 내려서 다시 172번을 타고 부쉬밀스(Bushmills)라는 마을을 통과한 후

북쪽 해안가에 다다르면 운전사에게 미리 일러둔대로 코즈웨이(Causeway) 앞에서 내릴 수 있다.

그리고 내린 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약 10분을 이동하면 해안에 로프로 만든 다리가 있는

캐릭-어-레드 브릿지(Carrick-a-Rede Rope Bridge)에 갈 수 있다.  


붉은색 원 : 자이언츠 코즈웨이(Giant's Causeway)

파란색 원 : 캐릭-어-레드 브릿지(Carrick-a-Rede Rope Bridge)





*     *     *     *     *     *     *     *





내가 자이언츠 코즈웨이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약 20년 전이다.

누구나 락 음악에 한번 빠져보는 경험이 있었을 것이고, 나 또한 한참 그럴 때가 있었다.

또한 락 음악에서는 스튜디오 앨범의 유명한 커버사진들이 있다.

커버아트라고 분류를 할 수 있겠는데, 아주 획기적인 평가를 받지는 않지만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1973년 5집 앨범 사진도 나름 유명하다.

나체의 백인 아이들이 등장한 것도 그렇지만, 이 육각형 바위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자이언츠 코즈웨이를 처음 알게 해 준 사진이었다.


그리고 이 나이가 되어서 직접 그곳을 보기 위해 작정하고 여행을 떠났었다.

기상청의 예보는 시시각각 변했고, 우려할 만한 예보가 있었음에도 아주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그간 상상해 오던 영국의 해안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유럽의 어떤 화려한 관광지보다도 이번 여행이 가장 큰 만족감을 주었다. 



콜레인에서부터  30분을 달린 버스에서 내렸을 때 최근에 완공된 

자이언츠 코즈웨이 매표소 및 입구 건물을 볼 수 있었다.

구글 지도에서는 공사 현장의 위성사진을 봤었는데 이곳 자연에 잘 스며든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건물 안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기념품 점과 자이언츠 코즈웨이를 설명하는 여러 부스도 둘러볼 수 있다.

육각 기둥의 바위까지 데려다주는 버스를 타려면 다시 돈을 내야 한다.

왜 버스를 타는가? 이런 절경 지대에 와서 천천히 걸어야지...




약 2시간 반의 트레킹을 염두하고 걷기 시작했다.

특별한 설명도 필요없는 좋은 자연 풍경을 제공했으며 지구 자체의 역사, 

그 단면을 볼 수 있다는 만족감이 큰 행복으로 다가왔다.


(이하 사진으로만 나열)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서 포인트마다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꼭 밟아보고 싶었던 육각 기둥들.

6천 만년(60 million) 전에 바다로 흘러들던 용암이 매우 빠르게 냉각되어 생겨난 현무암 기둥들이다.

정 육각형은 아니지만 40~50cm 지름의 육각형 모습이 매우 신비로울 따름이었다.


천년도 아닌, 만년도 아닌, 6천 만년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 억겁의 시간에 지구가 스스로 빚어낸 풍경...










자연스럽게 계단이 만들어져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재미가 있었다.







   


   


연필과 같은 육각 기둥은 단편이 조각나 있었는데

이것이 흐트러지지않고 이렇게 곧추 세워져있는 모습 또한 아름다웠다.

그 틈에 사람들이 동전을 끼워둔 곳이 많았다. 

(그 동전을 열심히 몰래 빼내는 어린 녀석들 또한 있었음)










코즈웨이 바위를 뒤로 하고 느린 트레킹에 나섰다...











트레일 코스 중간 절벽에서도 육각 기둥을 작게나마 간간히 볼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자리한 모습만 사진으로 다시 남겨 보았다.





길이가 다른 3개의 트레일 코스가 있는데

나도 시간에 좀 쫓기다보니 더 크게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비가 오지않은 것만으로도 감사.





절벽 위에 올라서 평탄한 내륙을 봤을 때 이것이 영국이라는 섬나라의 자연 여행이 주는 

전형적인 목가적 풍경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즈웨이 부근으로 계속 버스가 순환하였고, 대체로 단체 관광객들이 서둘러 여행을 마치는 듯 했다.










약 2시간 반의 트레킹을 마치고, 다시 버스 정류장에 와서 172번 버스를 기다렸다.

시간을 아주 정확하게 맞춰서 5분도 되지않아 버스를 탈 수 있었다.





*     *     *     *     *     *     *     *



 코즈웨이 해안 도로를 따라 7마일(11km) 떨어진 곳에는 해안 절벽에 설치된 로프 다리가 있는데

이곳을 버스로 방문하려면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1시간 간격으로 오가는 버스이지만

중간에 버스가 오지 않는 시간대도 있으므로 계획을 잘 세워야지 낭패를 면할 수 있다. 





매표소에서 꼭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곳도 충분히 1시간 반 ~ 2시간 정도를 할애하면 좋은 트레킹을 할 수 있다.

매표소에서 1km를 걸어 들어가면 로프로 만든 다리를 건너볼 수 있다.







바로 이 다리...

약 350년 전에 어부들이 만든 다리라고 한다. 바다로 부터는 30m 높이에 있다.

이곳 대서양은 연어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다리를 건너서 바라보는 해안 절벽의 모습은 마라도 절벽의 움푹 들어간 모습과 흡사했다.






잠시 스릴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곳 여행지도 둘러볼 만 하다.







버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잠시 앉아 커피도 마시고, 과일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목가적인 이런 풍경은 상상하던 영국 해안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위 사진 중간에 작은 흰색 점들은 양이다.

이런 평화로운 곳에서 양을 키워 인간들이 그들의 털도, 가죽도, 살도 빼앗는 것이다. ㅋ

나 또한 똑같은 인간이며...

이번 여행에서 아일랜드 전통 음식인 양고기 스튜를 먹은 적이 있었다.

양고기 냄새에 대한 거부감이 없기도 했으며, 따뜻한 한 대접의 야채 스튜는 내게 큰 포만감을 주었다.





3시 전에 도착한 반가운 버스를 타고 코즈웨이 앞을 지나쳐 마지막 행선지로 돌아왔다. 

부쉬밀스(Bushmills)...




*     *     *     *     *     *     *     *




아침에 이곳에 올 때는 부쉬밀스 마을까지 둘러볼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찍 서둘렀던 탓과 버스 시간을 잘 맞춘 덕에 작은 마을도 둘러볼 수 있었다.






이 마을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위스키 양조장(Distillery)이 있다.

13세기부터 마을의 수도자들이 술을 빚기 시작했고, 1608년에 정식으로 양조장이 들어섰다.



흰 건물로 일단 들어가야 하고, 양조장 투어를 안하더라도 공장 지대 안쪽의 기념품 샾에 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스코틀랜드의 스카치 위스키를 많이 알고 있는데

북아일랜드의 위스키가 갖는 명성과 전통 또한 대단한다.

위스키 병의 기둥이 원형이 아니라 사각형인 이유는 더 많은 술을 담기위한 아이디어다.




3곳의 여행지를 무사히 찍고, 콜레인에서 벨파스트로 돌아오는 마지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는 다양한 교복을 입은 북아일랜드 학생들의 통학버스로 둔갑을 했고

애들이 학교다니기가 만만치 않음을 보게 되었다.

어떤 아이들은 버스를 탄지 1시간이 지난 거리에서 내린 후 대기하고 있는 

부모의 승용차로 옮겨타는 것이었다. 나 같으면 학교 안다녔겠다는 생각을 했다.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지역이라서 살기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계속해서 코즈웨이를 그리워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