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 여행·소풍

독일| 트리어(Trier)

스콜라란 2013. 10. 11. 06:23

 


독일에서 룩셈부륵으로 넘어가는 국경 끝에 있는 작은 도시 트리어(Trier)는

2천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입니다.


이곳을 한번은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들...


(1)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로마시대의 유적지가 보존된 곳

(2) 독일 3대 성당 중 하나인 트리어 대성당(Trierer Dom)이 있는 곳

(3) 모젤강변의 포도밭으로 인하여 독일 화이트 와인이 가장 유명한 곳

(4) 세계적인 사상가, 칼 마르크스(Karl Marx)가 태어난 곳


룩셈부륵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면 독일에서도 교통이 썩 좋지는 않은 곳입니다만,

쾰른에서 트리어로 환승없이 가는 기차 노선(2시간 반 소요)의 풍경은

매우 서정적이고 평화로운 광경이었습니다. 참 좋은 기찻길이었습니다.

중간 중간 서는 간이역마다 어찌 그리 동네가 평온해 보이는지... 

실제 사는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평일에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싶었는데, 많았습니다.

뭐랄까, 우리나라 경주를 관광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관광객의 다수는 중장년층이었고, 10대들의 학습 장소이기도 하였습니다.


중앙역에서 내려 구시가지를 향해 걷다가 마주한 검은 문(포르타 니그라 Porta Nigra).

기원 후 186년부터 200년 사이에 사암으로 지어진 문인데

공해로 인해서 중세 시대부터 검게 변하였기 때문에 검은 문이라고 부릅니다.

웅장한 검은 문을 시작으로 로마시대의 유적지를 여럿 볼 수 있는 트리어입니다.





 

    


검은 문을 지나면 여행자 인포메이션과 박물관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지도 하나 얻으면 되겠지요.


    

 



 


검은 문을 지나면서 중세 시대부터 내려온 건물과 현대의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시내로 들어섭니다.

포도주가 유명한 곳이기에 곳곳에 포도주 창고들도 많이 있습니다.


 


    





중앙 시장(Hauptmarkt)이라는 작은 광장 옆 골목으로 웅장한 트리어 대성당이 보입니다.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 종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트리어 대성당에 꼭 방문해야 합니다.

이곳은 크게 5가지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대성당과 오른쪽의 성모 마리아 교회(카톨릭 공회당),

그리고 뒤쪽으로 화랑과 성당 보물관 및 동쪽/서쪽/중앙 납골당이 있습니다.





저는 6시간의 체류 여정으로 트리어에 왔는데 시간이 남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정말 개나 줘버려야 했었습니다. 시간이 모자라서 또 다시 강행군을 시작했고,

볼거리가 많은 것에 비해서 제가 둘러본 곳은 몇 군데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성당 쪽도 대성당과 성모 마리아 교회만 둘러보고 왔습니다.



뭔가 열심히 궁리 중인 아이들, 참 예쁩니다. 트리어 곳곳에 이런 아이들 무리가 많습니다.

아마도 선생님이 제시한 어떤 미션을 수행하는 것인 아닌가 싶더군요.  


대성당 안에 한글 안내서도 있습니다. 건축과 종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으니 구입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독일 3대 성당을 다 둘러본 제 입장에서는 

건물 외관은 고딕 양식의 정수인 쾰른 대성당에서 감탄사가 나왔지만

성당 내부는 이곳, 트리어 대성당이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웠습니다.


트리어에는 2세기 말에 이미 기독교 공동체가 존재했을 것으로 신학자들이 추측하고 있으며

대성당 부분은 3백 년대인 4세기에 고대 로마 양식으로 건축되었습니다.

이후 11세기 전반에는 전기 로마 양식, 12세기 후반에는 후기 로마 양식,

12~15세기에 걸쳐 고딕 양식, 그리고 17~18세기에 바로크 양식으로 증축이 계속 이루어집니다.

대성당 바로 옆의 성모 마리아 교회가 17~18세기에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부분입니다.

 


 


성의 예배당과 성의 성물함, 성가대석 및 중앙 제단 방향




 



중앙에 있는 오르간과 설교대 




아래 사진은 대성당의 입구 쪽에 있었던 서쪽 성가대석 방향.

성당의 앞과 뒤쪽, 그리고 옆으로 모두 관광객들이 접근 할 수 있도록 개방해 두었습니다.







저도 초 하나 올리고 잠시 묵상 후 순례자의 계단을 올라 성물함을 보러 갑니다.






안에서 불이 나는 듯이 보이는 이곳이 성물함이 있는 곳이고, 

웅장한 성당 전체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대성당 안에서도 세기를 거듭하며 증축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건축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면

좋은 공부가 될 수 있는 곳입니다. 옆의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모 마리아 교회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습니다. 원형 내부 전체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정말로 아름다웠기에 더 아쉬울 뿐입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세웠다는 공회당(바실리카 Basilica) 구역을 지나칩니다.

 


    



중간에 칼 마르크스 생가에 들러서 공부를 좀 한 후에 열심히 걸어서 모젤강에 있는 

로마시대의 다리를 잠시 감상했습니다. 이 다리를 넘어서 계속 가면 부자나라 룩셈부륵에 곧 닿겠지요?

강변 일대는 도로의 자동차 소음으로 정말 시끄럽습니다. 한적하거나 조용한 곳은 아닙니다. 

로마시대의 다리였음에 의미를...






차도를 따라 다른 곳으로 이동 중에 발굴이 진행 중인 기원 후 200년 대의 바바라욕장(목욕탕?) 지역을 지납니다.

지금은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이지만 역사로 말하자면 정말 대단한 동네입니다.






이곳은 4세기에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명으로 만들어진 목욕장(카이저 욕장 Kaiserthermen)입니다.

원형 탑 부분이 훼손되긴 하였으나 이 정도만으로도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한 곳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둘레를 걸으며 원형경기장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옛날에 어떻게 이리 과학(건축)이 발전하여 이런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요?

목조건물 위주인 우리나라 문화재와는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기원 후 4세기 당시로서는 세계에게 가장 규모가 큰 욕장이었다고 합니다.





이후에 원형경기장을 찾아가는 동선이 너무 길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모젤강변으로 안갔다왔으면 이런 체력적인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또는 버스로 이동했다면 좋았겠지만 이정표가 잘 되어있어서 이리 먼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노인분들이 너무 열심히 걸으셔서 저도... 덩달아...






 

주택가를 지나서 도착한 원형경기장(Amphitheater)은 기원 후 160~200년에 건설된 곳이고,

검투사와 무시무시한 동물들이 왜 목숨을 걸어가며 싸워야 했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현재는 음악회가 열리거나, 검투사들의 모습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리는 곳입니다.

 



 

이곳도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해서 로마 유적지로서의 가치라 높다고 합니다.

1816년부터 고고학자들에 의해서 발굴이 이루어지고 지금의 상태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배수로가 갖추어진 지하의 모습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도착하느라 저도 상당히 힘이 들었는데 다른 독일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듯 했습니다.

잔디 부분으로 올라간 부인들이 어찌나 여보를 애타게 부르며 올라오라 하였으나

아저씨들.. 안올라가고 사진만 찍으며 운동장을 맴돕니다. ㅋ



저도 힘은 들지만 사진 찍으러 올라왔습니다. 



주변에 포도밭이 많이 보이고, 멀지않은 곳에 포도주 거리도 있습니다.



당시에 2만명(!)을 수용했던 곳이라는데 그렇게 보이나요?

광각 렌즈로 밀어서 찍긴 했는데 제 예상보다는... 글쎄요.

이태리 로마의 원형경기장을 아직 못봐서 비교는 못하겠습니다.




원형경기장 입구(매표소) 부분입니다.


5시에 걸어서 도착한 노인분들은 입장을 못했습니다. 제가 다 안타깝더군요.

저는 4시 20분에 도착해서 마지막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인근에 포도주 거리가 있었으나 6시 기차 시간으로 가보지를 못했습니다.

집에서 출발하던 아침에는 화이트 와인을 우아하게 마실 거라는 계획이 있었으나

매우 갈증난 상태로 이곳을 나오며 발견한 매표소 옆 자판기 콜라로 대체되었습니다. ^^




(*트리어의 로마시대 유적지는 겨울에 문을 닫는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헛걸음 주의 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