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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 갈렌-칼레라 박물관(Gallen-Kallela Museum)

스콜라란 2013. 10. 4. 03:44

 


핀란드의 국민음악가가 시벨리우스라면

핀란드의 국민화가는 악세리 갈렌-칼레라(Akseli Gallen-Kallela)이다.


헬싱키 외곽의 갈렌-칼레라 박물관을 나처럼 행군하듯 걸어서 찾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싶다. 이번에 좀 고생을 한 여정지였다.

헬싱키 시내에서 4번 전차를 타고, 내리라고 한 역에서 내렸는데 도무지 어딘지를 모르겠는 것이다.

그곳에서 공원이 시작되고, 공원을 통과해 약 2km를 걸으라는 설명만을 기억하면서

추측하여 들어선 길에서 정말 감각으로만 방향을 맞추어 한참을 헤메며 걷다가 이정표를 발견했다.

반갑긴 한데 너무 힘을 빼서 그냥 돌아갈까라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걷고 또 걷는다...






조용한 길이었다면 좋았겠지만 옆이 고속도로라서 차 소음을 동반한 행진




호수 같은 핀란드만의 바다  






간혹 산책하거나 자전거 타는 핀란드 사람을 마주치는 것 외에는 너무도 조용한 가을 날이었다.








영상 5도 정도의 날씨에 땀이 나서 쟈켓을 벗을 즈음이 되자 도착했다는 이정표를 발견 








갈렌-칼레라 박물관(Gallen-Kallela Museum)

이 집의 존재를 정확하게 모르고 왔는데 박물관 안에서 터진 나의 질문 공세와 

책의 내용을 통해서 확실한 내용을 인지하게 되었다.







Bernard Meadows(1915~2005)의 작품,  Augustus 1962-63





박물관 안에 갈렌-칼레라의 작품도 작은 것 위주로 몇 점 있고, 일종의 기획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항상 갈렌-칼레라와 관련 지은 주제로 구성하여 기획전을 연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러시아 사진작가, 핀란드 사진작가, 그리고 갈렌-칼레라의 사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집의 구석 구석에서 갈렌-칼레라의 습작과 작은 작품들을 볼 수 있고,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용품들도 있다.








악세리 갈렌-칼레라의 작품,  Railway Tracks 1896



나는 개인적으로 핀란드의 화가 중 갈렌-칼레라보다는 에델펠트(Edelfelt)를 좋아한다.

갈렌-킬레라의 작품들 중에는 좀 무서운 듯한 장면들도 많이 있고,

특히 그가 그린 여자들의 눈매는 너무 차갑고 살벌하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척박한 환경에서 억척스럽게 살아왔고, 수 백년의 식민지 생활로 인한 고단함이었을까?

 


    

   

Floor mosaic designed for the lobby 1920년대 추정

 


Imatra 1913

  

   

Binocular Landscape 1892                                     Tranquil Evening 1890



The Theft of the Sampo 1913 

삼포라는 것은 핀란드 전설 속에 나오는 어떤 마력을 지닌 물건이라는 뜻이다. 

 


1층 그의 작업실에 걸려있던 Bil Bol 포스터, 1907

 



그의 작업실에는 그가 생전에 이곳에서 사용했었던 미술용품들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다.





 



새로운 표현 기법에 대한 배움을 즐겼고, 매우 실험적인 예술가였던 갈렌-칼레라는 사진으로도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아래의 사진들은 자신의 모습으로 표현한 작품들.

   

   

The Robber of the Sampo 1904                             Keeper of the Sampo 1904

    

   




박물관 안에 핀란드 관광객들이 여럿 있었고, 박물관측의 가이드가 계속되었다.






 어떤 궁금증들로 인해 혼자서 3층 집을 여러번 오르내리던 나는 이 집의 존재를 명확히 알게 되었고, 

 갈렌-칼레라가 핀란드 국민화가인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곳곳에 있는 영어 안내서들을 읽고, 작은 작품들을 보다가 

3층 방에서는 책상에 놓은 손바닥만한 책자를 읽게 되었다. 이곳 박물관에서 그의 일생을 간단히 정리하였고, 

그의 작품들을 담아 놓은 화집이다. 이 책을 꼼짝도 안하고 20분간 샅샅히 정독하였다... 

  





1911년 갈렌-칼레라는 자신의 스튜디어이자 도서관, 그리고 주거공간으로 사용할 집을 스케치하였다.

그의 스케치 중에서 약 반을 1911년부터 13년까지 지었고, 그것이 바로 이 집이다.

이 집의 이름은 타르바스페~(Tarvaspää) 스튜디오.



 


이 즈음에서 악세리 갈렌-칼레라의 일생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1865년 4월 26일, 포리(Pori)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고,

1877년에 헬싱키로 이사를 하여 스웨덴 학교에서 공부.

1881년에는 핀란드 예술 협회(Finnish Art Association)의 미술학교에서 공부.

1884~89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그림 공부를 하고, 여기에서 유명한 작품 Boy and Crow, 

Old Woman and Cat, D'emasqu'e를 남긴다.

1890년에 결혼하여 Kuhmo와 Archangel Carelia라는 곳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데 여기에서 

작품의 재료들을 구하고, 핀란드 예술의 카레리아니즘(Karelianism) 사조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1894년에 그의 가장 상징적인 작품 Ad Astra, Sibelius Composer of a Saga, Symposion을 남긴다.

1895년에 베를린과 런던으로 여행을 떠나는데 거기에서 4살 된 딸 Marjatta가 디프테리아로 사망.

독일과 런던에서는 목판화 기법을 배웠다.

1898년에 이탈리아로 가서 프레스코 기법을 공부.

1900년에 파리 만국박람회의 핀란드 부스의 천정에 프레스코 기법으로 Kalevala라는 작품을 남긴다.

칼레바라(Kalevala)는 영웅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핀란드의 대국민 서사시이다.

1907년에 본명인 Akseli Waldemar Gall'en을 Akseli Gallen-Kallela로 바꾼다.

1907~08년에는 독일 표현주의 예술가 모임인 다리파(Die Br"ucke)의 회원으로 초대를 받았다.

1909~10년에는 영국령 아프리카(지금의 케냐)에서 약 150점의 유화 작품을 남긴다.

그는 아프리카야말로 모든 예술가들이 꼭 방문해서 영감을 받아야하는 곳이라고 말하였다.

1911~13년에 그의 스케치에 따라서 타르바스페~ 스튜디오(1961년에 오픈한 이 박물관)를 건설한다.

1915년에는 1차 세계 대전으로 이 스튜디오를 떠난다.

1918년에 핀란드 최고 사령관인 만하임(C.G. Mannerheim)이 새롭게 독립한 핀란드를 위하여 

갈렌-칼레라에게 핀란드 깃발, 동전, 지폐, 군인 유니폼 및 계급장을 디자인하도록 하였다.

1919년에 칼레바라회(Kalevala Society)의 창립멤버가 되고, 교수직을 얻었다.

1923~24년에 미국을 방문하여, 시카고에서 뉴멕시코로 이동하여 Native American Art를 공부하고, 

그의 첫번째 일러스트레이션 작품 Suur-Kalevara(Great Kalevara)이 나온다.

1926년에 타르바스페~ 스튜디어로 돌아왔다.

1928년에 헬싱키에 있는 국립박물관 천장에 작품 칼레바라(Kalevala)를 프레스코 기법으로 납긴다.

(내가 이 사진을 안찍어 왔다는 바보같은 현실... ㅋ)

1931년 3월 7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65세의 나이로 사망.




스튜디오 내부의 욕실


   

스튜디오(박물관)를 나오기 전에 결국 그 작은 책자를 하나 구입했다. 진정한 기념품. 







박물관 바로 앞이 바다와 접해 있다.








돌아오는 길에도 힘은 들었지만 큰 공부를 했다는 생각에 씩씩하게 걸었다. 








공원에 접한 핀란드 주택가의 여유로움도 보고... 




독립한지 100년도 안된 나라가 어떻게 세계 최대의 복지국가가 되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남녀가 평등한 국가가 되었을까라는 등의 여러 생각을 했다.

독일과는 또 다른 차원의 복지가 국민을 보호하는 나라, 독일에서도 교육모델로 삼고 있는 나라, 핀란드.


예를 들면 핀란드 방송에서는 외국 방송의 경우에는 더빙을 하지 않고, 반드시 자막을 내보낸다.

독일에서는 이것이 바로 핀란드 사람들이 영어(외국어)를 잘 하는 비결이라고 꼽고 있다.

전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능력검사를 하면 경쟁과 암기식 교육의 일본과 중국, 우리나라 등이 

최고 레벨을 받지만 북유럽의 핀란드도 최상위권에 있다.

    

   




오전에 박물관을 찾아 들어갈 때 너무 헤멘 것이 당췌 이해가 되지 않았다.

4번 전차에서 내려 진행 방향 앞에 있는 나무들 속으로 들어가면 되는 것이었는데...








다시 도심으로 들어와서 국립미술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