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본(Bonn) 시내 남쪽에 독일 정부청사, UN, 독일 우체국 본사, 독일 텔레콤 본사 등이 모여있는
동네가 있고, 같은 구역에 독일 국립박물관과 본 예술박물관도 모던한 건축물로 자리잡고 있다.
본 예술박물관(Kunstmuseum)은 1992년 7월에 지금의 건축물로 재개관을 한 곳이다.
처음에는 본 미술관이었는데 재개관을 하면서 예술박물관으로 이름도 변경하였다.
주로 현대미술을 모아둔 곳이며, 아우구스트 마케(August Macke)가 그 중심에 있다.
독일의 다른 미술/박물관들이 다양한 작품을 수집할 때 본 예술박물관은 지역에서 활동하고, 공부한
독일의 대표 예술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른다.
4각형의 건물 외관과 달리 내부는 원형의 이미지를 잘 살리면서 부드럽게 공간을 분할하였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알게 된 짜증나는 사실은...
본 예술박물관 입장권으로 4주 안에 쾰른 발라프박물관, 뒤셀도르프 예술궁박물관의 입장도 가능하다는
그런 소식을 아주 친절하게 전해들은 것이다. 지난 한달 안에 다 둘러본 곳임! 짜~증~
원형 계단의 위는 현대미술과 사진/비디오 아트가 전시되어 있고,
계단 뒤로 입장하면 아우구스트 마케와 막스 에른스트를 주축으로 하는 라인 지역 표현주의파의 그림들이 있다.
한쪽 벽면의 작품명 : 이카루스(Ikarus, 2003) / 작가 : Heike Weber (독일 지겐 1962 ~ 쾰른 거주)
플라스틱류을 녹여서 못에 이어 형태를 구성하였다.
본 예술박물관에 와야했던 이유!
본 미술관은 1949년, 아우구스트 마케의 작품 중 '외줄타는 무용수'와 '터키 카페'를 수집하게 된다.
이것을 기점으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작품 수집을 하게 되는데, 20세기 초
라인강 유역의 표현주의(독. Rheinischer expressionismus) 작가들의 작품에 집중하였다.
그 중심 인물은 단연 아우구스트 마케였다.
1887년 태어나 본에서 성장하고, 본에서 짧은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마케는
1913년 본의 예술살롱 코헨(독. Kunstsalon Cohen)에서 16명의 화가들 작품으로
라인 표현주의자들 전람회(독. Ausstellung Rheinischer expressionisten)를 결성하였다.
그 주인공들은 아래 사진의 오른쪽에 나와있는 명단이다.
그리고 100년이 흘러 2013년 지금, 그때를 기념하면서 다시 한번 전시회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기획전시가 아닌 '라인 표현주의' 미술의 상설전시장이다.)
독일에서 유명한 표현주의파는 두 개가 있다. 키르히너가 주축이 된 베를린 지역의 다리파(독. Brucke),
그리고 마케 본인과 칸딘스키 등이 주축이 된 뮌헨 지역의 청기사파(독. Der blaue Reiter).
독일 서쪽의 라인 표현주의파는 다른 두 개의 독일 표현주의와는 또 다른 독일 예술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활발한 예술세계를 창조하던 마케는 1차대전에 참전하여 전사하였다.
1914년 9월 14일, 그의 나이 27살.
아우구스트 마케 외에 본 예술박물관의 또 다른 주인공은 막스 에른스트(Max Ernst)이다.
1891년 쾰른과 본 사이 브륄(Bruehl)에서 태어나 1910~14년에 본 대학에서 공부한 에른스트는
마케와 친분관계를 유지하여 1913년의 전시에 같이 참여하였고, 1976년 파리에서 생을 마감한다.
회화수집가 한스 볼리거(Hans Bolliger)가 소장하고 있던 에른스트의 작품을
본 예술박물관에서 1987년에 인수하면서 그의 많은 그림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라인강 지역에서 활동했던 독일 표현주의자들의 작품들 몇 점을 관람한 순서대로 옮겨본다.
(작가/작품명에 영어가 없는 것은 제가 임의로 번역하였고, 사진은 실제 그림보다 좀 밝다.)
August Macke(1887~1914), Waldrand(숲 가장자리) 1910
August Macke(1887~1914), Anni with Walter 1912
August Macke(1887~1914), Color Composition II: Large Flower Carpet 1912
August Macke(1887~1914), Self-Portrait with Hat 1909
Alexej Jawlensky(토어쇽 1864~1941 비스바덴),
Helene mit blauem Turban(파란 터번을 쓴 헬레네) 1911
August Macke(1887~1914), Tightrope Walker(외줄타는 무용수) 1914
이 박물관이 마케의 작품을 수집한 시발점이 된 작품입니다. (원작명과 영어가 좀 다르네요.)
Ernst Ludwig Kirchner(아샤펜부륵 1880~1938 스위스 다보스),
Der Frankfurter Dom(프랑크푸르트 대성당) 1925
Helmuth Macke(크레펠트 1891~1936 헴멘호펜), Limburger Dom(림부륵 대성당) 1920
*헬무트 마케는 아우구스트 마케의 사촌.
Franz M. Jansen(쾰른 1885~1958 뷰헬), Promenade(산책) 1925
아주 마음에 들었던 그림이었는데, 나만 반사되어... 크~윽, 우리도 사진 찍냐고 쳐다보는 것 같다.
에른스트(Max Ernst)의 1934, 61, 74년 청동 조각품들.
예술관 브로셔에도 나오는 가장 앞의 키 작은 작품은 Mon Ami Pierrot 1974.
Marx Ernst(브륄 1891~1976 파리), Graetenwlad(가시나무 숲) 1926
Max Beckmann(라이프치히 1884~1950 뉴욕), Die Kabarettisitinnen(캬바레 연예인들) 1943
Hans Thuar(뤼벤 1887~1945 튀링엔), Ungleiches Paar(불평등한 커플) 1922
Helmuth Macke(크레펠트 1891~1936 헴멘호펜), Oberbayerische Landschaft(북 바이에른 풍경) 1925
Marx Ernst(브륄 1891~1976 파리), Justitia(정의의 여신) 1913-14
Marx Ernst(브륄 1891~1976 파리), Portraet(초상화) 1913년 추정
August Macke(1887~1914), Elisabeth und Walterchen(엘리자베스와 아기 발터) 1912
August Macke(1887~1914), Kinder im Garten(정원의 아이들) 1912
Heinrich Campendonk(크레펠트 1889~1957 암스텔담), Pferde - Komposition(말 - 구성) 1912
Carlo Mense(라인에 1886~1965 쾨닉스빈터), Menschen am Fluss(강가의 사람들) 1912년 추정
August Macke(1887~1914),
Stillleben mit Appelschale und Japanischem Faecher(사과접시와 일본 부채 정물화) 1911
August Macke(1887~1914), Gemuesfelder Bonn(본 야채밭) 1911
내가 가지고 있는 아우구스트 마케의 그림(파일) 중 가장 좋아하는...
이곳은 화가들의 습작, 스케치 등을 모아 둔 방이다. 오후 3시에 라인 표현주의에 대한
박물관측의 공개 설명회가 있었는데, 그 무리를 따르는 중장년층들의 학구열에 아주 감동받았다.
독일 사람들, 대체적으로 미술/박물관에서 매우 열심히 보고, 듣고, 읽는 편이다.
독일의 풍부한 박물관 문화를 보면 왜 대학마다 미술사, 예술사 전공학과가 있는지 이해가 된다.
또한 가는 곳마다 무리에서 이탈한 할매들의 수다 삼매경도 대단했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그림을 보러 오신건지,
친구 만나 떠들러 오신 것인지... 쟁쟁거려오는 그 소음을 피하느라 혼자서 피해다니며 곤혹을 치렀다.
뭔가 좀 심각하게 보고 있으면 기~냥 앞으로 걸어가거나 저보다 더 앞에서 그림을 꽉 막아버리기도 하고.
나이 든다는 것은 사물에 대한 깊이가 늘어가는 것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런 것이겠지? ^^
박물관을 설명하는 작은 원형의 시청각실이 있었다. 계단으로 내려가면 화장실 및 작은 도서관.
이 건물의 원형 인테리어 컨셉은 다음 공간을 예측할 수 없게하는 신선함을 주었다.
아, 그리고 나를 항상 힘들게 하는 현대미술들.
아래 T자를 보시라, 작품이란다.
위층에 본격적으로 전시된 현대미술과 설치 작품들... 그런데 자꾸 밖을 쳐다보게 되었다.
아래 층과는 달리 관람객들도 없이 텅 빈 곳이 많았다.
Georg Baselitz(1938~ 이탈리아 거주), Das Strassenbild(거리풍경) 1979-80
Christof Kohlhoefer(1942~ 뒤셀도르프 거주), 무제 작품 둘 1975
Juegen Klauke(1943~ 쾰른 거주), Sich Selbst Optimierendes System(자기 최적화된 시스템) 2004-06
총 6개의 사진 중 하나가 빠져있다.
현재, 독일 유명 사진작가들의 경향이 이렇다. 뭔가를 설치하거나 연출한 후 사진을 찍는 것.
그래서 독일 사진학과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사진학과가 아니다. 이해는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래 사진 처럼 벽에 걸어 둔 줄을 흔들고, 노출을 길게해서 사진을 찍으면 선이 아니라
엷은 면으로 보이게 된다. 사진이라는 도구로 작가의 표현력, 그리고 사물의 속성을 확장한다고나 할까...
내가 편하게 볼 수 있고, 사진만의 예술로 이해하는 것은 아래와 같은 작품 정도.
Andreas Gefeller(1970~ 뒤셀도르프 거주), 무제(스타디움) 2002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전시실이 있었다.
1921년 독일 크레펠트에서 태어나 뒤셀도르프 예술학교에서 공부하였고, 1986년 뒤셀도프르에서 영면.
2차 대전에 참전해서 탑승한 공군비행기가 격추되었는데도 극적으로 살아나 유목민의 보살핌을 받았던
영화같은 인생을 살았다. 이후에 포로수용소에 있다가 독일로 돌아와 예술가가 되었다.
예술가보다도 교육가, 정치가로 더 활발히 활동하다가 교수직에서 쫓겨나기도 하였고,
앤디 워홀이 보이스의 모자 쓴 사진으로 여러 작품을 만들기도 해서 얼굴이 더 익숙한 그런 사람이다.
1986년에 보이스가 사망하면서 보이스-재단이 1965~1986년까지의 작품을
본 예술박물관에 전시할 수 있게 하였다.
벽돌과 깡통 전화기도 보이스의 손에 닿으면 예술이 되고...
건너편에 보이는 독일 국립박물관, 훌륭한 기획전시가 주기적으로 열리는 곳이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라인 표현주의자들의 작품을 한번씩 더 보고 나왔다.
비가 내리기 전에 본 예술박물관의 전경을 담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예술박물관 레스토랑/카페
입구에 아우구스트 마케의 '외줄타는 무용수' 작품 일부로 만든 현수막
대로변에서 보면 단순한 벽으로 세운 건물인데, 내부는 곡선으로 잘 배치하고,
안쪽 정원은 가는 기둥을 세워 시원한 지붕을 멋지게 떠받치고 있는 건물이다.
건축가 Axel Schultes(악셀 슐테스)의 작품.
본 중앙역에서 바라본 풍경.
신속히 본을 떠난 이유는... 본에 오면 항상 안좋은 일이 생겼다. 궁합이 안맞는 동네라고 할까?
어떤 집주인에 대한 최악의 기억, 이상한 족속들이 시비를 걸지않나, 어이없게 벌금을 떼이질 않나 등등.
그리하여 (예술박물관) 호이살레 역에서 바로 전차를 타고, 중앙역으로 와서는 밖에 나가지도 않고
기차가 연착된 수분 동안만 잠시 밖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 내려 섰다간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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