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위스여행에서 저를 가장 감동스럽게 만들고, 입을 다물게 만든 곳은
융프라우가 아니라 암벽 아래에서의 산책이었습니다.
영어의 하이킹, 독일어 반더룽의 맛을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산악열차가 암벽을 뚫고 나와 바로 있는 역이 2320m '아이거글렛쳐(Eigergletscher)'입니다.
여기서부터 다음(환승)역인 '클레이네 샤이덱'까지 걸었습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을 안고, 조용히 주변을 서성인 탓에
30분 만에 내려온 거리를 2시간에 걸쳐서 보고, 느껴습니다.
혼자 여행의 묘미는 바로 이런 점이 아닐런지요...
빙하와 만년설이 녹아서 흐르는 소리를 처음 들었습니다.
기차에서 내릴 때 무슨 소리인가 했거든요.
오른쪽의 융프라우와 왼쪽의 묀히, 그리고 구름에 가려진 가장 왼쪽의 아이거가 이루는
암벽에서 세상 처음부터 존재했음직한 눈과 빙하가 물을 흘려보냅니다.
여러 곳의 길이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오르락 내리락... 멍하니 앉아있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3km 길의 정확한 명칭은 융프라우 아이거 워크입니다.
산장이 있는 곳에서 융프라우 밑의 빙하를 녹일듯이 바라보며 앉아있다가... 다시 하산...
융프라우 아이거 워크를 알려주는 나무
클라이네 샤이덱 역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작은 인공호수가 있습니다.
알프스에는 40여개 이상의 인공호수가 있다고 합니다.
정면의 두 봉우리 산은 2472m의 라우버호른(Lauberhorn)입니다.
걷다가 자꾸 뒤를 보게 되네요...
아이거는 완전히 구름에 가렸습니다. 오후 여행객들 안타깝습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은 상하기도 했습니다.
어디선가 들리는 징소리? 종소리?
물소리를 뒤로 하니 새로운 소리가 메아리를 쳤습니다. 뭐지?
감동입니다. 소... 방울... 소리...
클라이네 샤이덱 역을 향해 걷기는 하는데, 너무 아쉬웠습니다.
알프스가 이런 곳이라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융프라우만 남기고, 묀히 봉우리까지 구름에 덮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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