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 여행·소풍

독일| 드레스덴(Dresden)

스콜라란 2012. 3. 16. 22:05

 

썩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독일 서쪽 쾰른에서 오른쪽 끝 드레스덴(Dresden)으로 가는 ICE에 몸을 실었습니다.

최소 6시간은 기차를 타야하고, 1회 환승은 필수... 하지만 처음 ICE가 또 중간에

멈칫 멈칫 하더니 하노버에서 갈아탈 ICE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기차 승무원은 베를린까지 계속 간 다음에 환승할 기차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얼떨결에 베를린 중앙역이 가봤고, 거기서 2시간을 더 달려 드레스덴에 도착했습니다.

구 동구권 지역에 대한 편견이 있어선지 기차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삭막했습니다.

아침에 출발했는데 오후 5시에 도착, 그리고 그곳에서 바로 숙소를 선택...

 

드레스덴 도심의 가운데를 흐르는 강은 '엘베'강이었고, 맞은편 신도시라고 되어있는 곳에서 

숙소를 정했습니다. 정말 신도시라기 보다는 신도시로 지정하여 도시를 발달시키는 중입니다.

독일 내에서 살기좋은 곳, 발달된 곳으로 정치, 문화, 교육, 경제, 행정 등의 항목을 정해서

점수를 매긴 후 순서를 정하자면 구 동구권의 이 도시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냥 그렇겠거니, 마음 내키지 않는 일로 왔던터라 내일 빨리 일을 끝내고 돌아갈 생각만 했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숙소에서 멀지않은 강가에 나갔더니...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내일 잠시라도 강건너를 둘러볼까!

 

 

 

숙소 건너편, 그리고 강으로 가는 입구에 있던 '일본궁'은 특별히 일본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건물의 코너 부분을 일본식 가옥의 특성에 따라 지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바로 엘베강 건너편에 있는 유리건물은 '작센'주의 국제회의장이었습니다.

 

 

 

 

구시가지의 중심부로 통하는 '아우구스트' 다리까지 걸으면서 건너편 동네가 심상찮음이 감지되었습니다.

 

 

 

 

 

제가 산책을 마치고 어느 바에 들어갔습니다.

바에 걸터앉아 맥주를 마시는데 독일 아저씨들이 말을 걸고싶어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몇마디 걸어서 이때다 싶어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게 뭐냐, 저게 뭐냐 묻는데...

ㅋㅋㅋ 다음날 직접 가보니 몇개가 틀리는 것입니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평범한 것인데 여행객의 눈에만 이국적이겠지요.

외국인이 저에게 서울의 어느 건물이 뭐하는데냐고 물어보면 저도 모를 것 같습니다.

아직 한강 유람선도 안타봤네요.

 

 

아우구스트 다리 밑에서 올라와면 시장터가 있습니다. 이 도시는 널찍널찍해서 좋았습니다.

내일 다리를 건너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많이 기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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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일을 끝내버리고 전차를 타서 엘베강 건너편으로 왔는데 놀랄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작년에 유난히 부끄럼을 많이 타는 중국 학생은 중국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독일에서 석사과정부터 미술교육을 공부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제가 어디를 가고싶냐고 물으니, '드레스덴'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제 그 중국 남학생이 갑자기 생각이 나면서 왜 드레스덴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2주간 칙칙한 구름에 덮혔던 독일에 정말 오랜만에 푸른 하늘도 열렸습니다.

 

 

 

아우구스틴 다리를 건너 후 바로 내렸던 정거장

 

 

 

밤에 바라봤던 구시가지의 멋진 건물들은 1500년 또는 1700년대에 지어진 대단한 건물들이었습니다. 

아래는 궁정성당(Kathedrale)의 뒷부분, 제가 전차를 내린 곳에서 바로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습니다.

 

 

 

 

 

넓은 광장에서 보이는 젬퍼오페라하우스(Semperoper)는

건축가 젬퍼가 1838년에 짓기 시작했고, 지금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하우스입니다.

 

 

 

 

오페라하우스 옆의 츠빙거 궁(Zwinger)은 드레스덴의 역사적 명소입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으며, 바로크 양식을 대표하는 이 건물은

작센-폴란드의 국왕(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2세) 때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1710년 시작 ~ 1732년 완성. 자세히 둘러보지 않은 것이 지금 후회됩니다.

 

 

 

 

 

 

강 앞의 브륄 테라스에 접해있는 건물

 

 

 

거대한 드레스덴 성(아래)은 800년의 역사를 가졌으며 2차 대전 때 폭격으로 파괴된 후 복원한 건물입니다.

안에서 박물관, 예술도서관 등의 여러 기능을 가진 건물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공사중인 곳이 많아서 좀 산만했지만 드레스덴의 상징인

성모성당(Frauenkirsche)의 위엄은 한치의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1726년에 건축이 시작된 이 성당은 1736년에 완공되었고, 상부 돔의 직경은 23.5m입니다.

2차 대전 중 1945년 2월에 있었던 연합군의 공습으로 돔 부분이 완전히 날아갔습니다.

이후 엄청난 예산 때문에 복원을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다가 통일 후 1993년에 복원을 시작했습니다.

 

  

 

성모성당 앞에 있던 독일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 동상

 

 

 

성모성당 주변의 호텔 및 레스토랑 건물들

 

 

 

 

 

 

 

강가의 테라스 쪽으로 이동하는 것도 잊지말아야 합니다.

이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구시가지의 모습도 멋있습니다.

 

 

1740년에 브륄 백작이 만들었다는 브륄 테라스

 

전날 밤에 사진을 찍었던 건너편 시가 및 아우구스트 다리 

 

건너편은 작센 주의회 건물들입니다.

 

테라스에 있는 건물은 예술아카데미(Kunstakedemie, 미술대학)입니다.

 

 

 

예술아카데미와 같이 있는 미술관(Kunsthalle)

 

 

 

 

 

 

예술아카데미 옆으로는 1885년에 미술관으로 개조된 알베르티눔(Albertinum)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병기 창고였다고 하는데 상상이 안됩니다.

 

 

 

 

 

 

다른 곳으로 가는 길가에서 보게된 어느 건물의 비상계단. 이 마저도 예술적으로 보이네요.

 

 

 

 

성모성당에서 보이는 필하모니 음악당

 

옛시장터(알트막트) 광장에 접해있는 드레스덴 필하모니 음악당

 

 

시원하게 뚫린 구 시장터에는 시청건물이 있습니다.

 

 

 

 

이 광장은 참 시원시원하니 좋았습니다.

다른 독일의 도시와는 다르게 드레스덴의 공간들은 어디나 넓고, 반듯했습니다.

 

 

하단부 돌에 1945년 2월 ?일과 ?일에 있었던 폭격으로 희생된 수 천명의 사망자를 위로하는

글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독일! 왜 전쟁에 불을 지폈니?'

 

구시가지의 역사적인 건물들은 구시장 광장 뒤로 촥 펼쳐집니다.

 

 

 

바로 드레스덴 중앙역으로 가고 싶었지만

오전에 드레스덴-신도시역 락커에 트렁크를 넣어두고와서 원점으로 회귀.

동전이 없어서 전차도 가슴졸이며 무임승차...

 

드레스덴을 안둘러보고 왔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습니다.

예술의 도시이자, 과학-문화-교육-정치-행정-경제가 고루 발달하는 멋진 드레스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