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의 개사랑은 유별난 것 같습니다. 가끔은 개팔자가 정말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가끔 가던 레스토랑의 주인은 자신의 개에게 기꺼이 의자까지 내주더군요. 저는 개를 무서워해서 이를 극복하고자 개를 키워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만지지도 못하던 개를 자연스레 만지고, 끌어 앉고, 쓰다듬게 되었습니다. 심리기법 중에서 일명 노출법인데요, 공포의 대상에 자신을 자주 노출시켜서 불안을 극복해가는 방법이라는 어렴풋한 기억이... ㅋㅋ
그러나 독일에서 저는 정말 개 때문에 무서울 때가 많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슈퍼마켓 주차장 등을 가로지르다가 엄청난 목청으로 저를 향해 짖어대는 차 안의 개 때문입니다. 주인이 뭔가를 사러 간 사이 차 안에서 갇혀 있다가 마치 저를 잡아먹기라도 할 듯이 짖어댑니다. 얼마나 무서운 표정으로 동물성을 발휘하는지 간 떨어지는 경험을 몇 번 했지요. 이럴 때마다 아주 죽겠습니다. 그리고 주택가를 걸어다닐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집 안에서 갖자기 큰 개가 으르렁거리며 저를 향해 달려오면 아주 기겁하겠습니다. 다행히 펜스를 사이에 두고 개놈도 멈칫하고 말지만, 제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짖어대더군요. 니가 그래서 얻는 것이 뭐니? 주인으로부터 고기 한덩이? 평화로운 공원을 거닐다보면 거짓말 안하고 저만한 개가 곧장 저를 향해서 뛰어올 때가 있습니다. 주인들이 개에게 자유를 주고자 공원에서 풀어놓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때문에 제가 길가 도랑으로 떨어질 뻔한 적도 있습니다. 시커멓거나 갈색이거나 그 놈들이 저에게로 뛰어오면 (사실은 지들 갈 길을 가는 것이겠지만) 어찌나 겁나는지 모릅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는 걸어 다닐 수가 없습니다. 개 주인들 참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지들의 큰 개를 풀어놓고, 활보하게 한다는 것이 제 입장에서는 좀 이기적이다 싶네요. 게다가 배설물까지도 조심해야 하는 풀밭... 독일의 널찍하고 푸른 공원들은 언제나 좋지만, 좋기만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개 때문입니다. 으--- 생각만 해도 무서운 개들! 하지만 이건 비단 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개 때문에 독일 사람들 사이에서도 분쟁들이 있습니다. 배설물도 큰 문제고, 개 줄을 묶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되구요. 특히 우체부들이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빈번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개를 다루는 방법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무공을 하나 가지고 다니라는 것이죠. 그리하여 갑자기 짖어대는 개를 다른 곳으로 유인하고자 고무공을 멀리 던져주는 방법입니다. 우체부들은 개에 대한 대처법을 교육 받는다고 합니다.
개들 때문에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개들이 지들끼리 길에서 만나면 거칠게 짓고, 으르렁거립니다. 이래서 저는 또 놀라지요. 주인들은 싸움을 말리느라 애를 먹기도 하고, 서로 미안하다고 하면서 지나치기도 합니다. 개들은 순간 동물성이 발휘되어 여기가 동물의 왕국이라 착각하는듯합니다. 큰 개와 작은 개가 만나면 작은 개들이 더 성질을 부리면서 달려들듯 덤빕니다. 어찌나 웃긴지... ㅋ 레스토랑에 개를 끌고 들어오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가게들마다 개를 밖에 두라는 표지판을 걸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개들이 같이 입장합니다. 이런 테이블의 옆에 앉아있다간 제가 밥 먹기에 집중을 못해서 아주 불편합니다. 위생상 좋지도 않구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제가 그런 식당을 안가는 수밖에 없지요.
사람 사는 세상에 개가 우리의 삶을 더 긍정적으로 해줄 것입니다. 실제로 그러한 경우를 주변에서 접해보기도 했구요. 하지만 그 관리 또한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는 다른 동물도 가끔 문제가 되곤 합니다. 예를 들면 닭!! 이전 동네에서는 닭을 키우는 집이 있었던지 새벽마다 울어댔거든요. 옆집이었다면 일종의 소음이 될 수도 있었겠지요. 큭~~ 사람 사는 곳을 인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동물도 식물도 잘(!) 가꾸는 것이 좋겠슴당.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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