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부터 덴마크, 벨기에, 스위스 등과 같은 작은 나라들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독일에서는 그럴듯한 해변가가 없고, 바다를 보러 북쪽까지 올라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바다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벨기에(Belgie)로 떠났습니다.
벨기에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는 수도인 브뤼셀(Brussel) 이외에
안트베어펜(Antwerpen), 겐트(Gent), 브뤼게(Brugge)입니다.
우선 금요일 저녁에 독일의 쾰른에서부터 브뤼셀로 가는 독일 ICE에 탑승했습니다.
2시간이 소요된다고 하여 가볍게 올랐으나 독일 국경을 넘기 직전의 아헌(Aachen)에서
기차의 기계적 문제로 더이상 운행을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승객이 내려서 독일철도청(Deutsche Bahn)에서 마련한
관광버스에 몸을 실을 수 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이 연출...
이리하여 브뤼셀에 밤 10시에 도착 예정인 시간을 넘겨 11시가 넘어서 도착.
브뤼셀 미디(Midi) 역에서 예약한 숙소까지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딱 잠만 잘만한 수준의 잘못된 호텔 예약으로 다음날 오전에 급히 숙소에서 나와
서울 처럼 번잡한 브뤼셀 도심을 걷기 시작했지요.
브뤼셀은 유럽의 중심 도시 답게 매우 크고, 번화했지만 구 시가지의 관광지는 멋졌습니다.
브뤼셀의 많은 곳은 수 일에 걸쳐서 관광을 해야 하지만 저는 간략에 대표적인 곳만 가봤습니다.
또한 예술, 건축 등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브뤼셀에 꼭~ 와봐야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국민의 80~90%가 프랑스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프랑스어에 문외한인 저는
많이 당황스럽고, 처음에는 길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모든 간판이 거의 불어.
정신나간 GPS가 길을 잘못 안내하여 예정에 없던 곳에 다다랐는데
벨기에 왕궁(Palais Royal)입니다. 앞에 브뤼셀 공원(Parc de Bruxelles)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조깅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원은 그냥 그래요.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인 그랑 쁠라스(Grand Place)로 내려가는 길에 흘끔 보게 된
성 미셸 성당(Cathedrale Sts Mischel et Gudule).
이 앞에 많은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있는 것으로 보아 당연히 여행사들이 이곳에
관광객들을 풀어놓는듯(?) 했습니다. 그러니 브뤼셀이 반나절 여행권역으로 오해받고,
배낭여행족들은 벨기에가 매우 작은 도시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벨기에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닌가요?
홍합 요리로 유명한 벨기에에서 먼저 아점을 먹겠다고 유명 식당을 찾아갔으나
12시에 오라는 말을 듣고 방황을 시작했습니다. 골목 골목 매우 많은 음식점들이 즐비했습니다.
방황 중에 천창을 유리로 덮은 쇼핑몰(Galleries St-Hubert)에 들어가봤습니다.
상점들은 주로 벨기에에서 유명한 쵸콜릿, 자수, 카펫 가게들이었습니다.
12시 전에 다시 식당으로 갔더니 사람들이 많더군요. 유명하다는 식당 외에는
파리가 날릴 지경이었습니다. 맛은 별 차이가 없던데... 이러한 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전통? 정말로 맛? 유명세?
홍합요리 세트가 있어서 주문하고, 맥주는 한잔 추가로 더 마셨습니다.
이 식당은 유명해서 다른 식당의 2배 정도 가격이었던 것 같네요.
홍합은 국물까지 다 먹었는데 느끼하지 않았고, 시원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맛있었습니다.
다음날, 그 다음날도 다른 곳에서 홍합요리를 먹어봤는데 맛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배를 채운 후 (바로 근처) 브뤼셀에서 가장 유명한 그랑 쁠라스(Grand Place)로 찾아갑니다.
광장 자체는 장이 서는 장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도 장이 서구요.
그랑 쁠라스(Grand Place)의 광장에서 또 유명한 것이 있습니다.
이 광장 전체를 꽃으로 덮어서 마치 카펫 처럼 만든다고 합니다.
제가 책을 찾아보니 2년에 한번씩 8월 초 딱 4일간 열립니다. 내년(2012년) 여름에 와볼만 하겠죠?
광장에 들어오자마자 눈이 정말 정말 즐거웠습니다.
중세 고딕 양식의 건물들이 저를 감싸고 있는 느낌이 아주 좋았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 부분 부분 금으로 장식한 Everard 't Serclaes (1320~1388)
↓ 옛날 시청 건물인 Hotel de Ville ... 그랑 쁠라스의 걸작이라 할 수 있는 건물입니다.
1,100년대 부터 1,500년대까지 브뤼셀의 시청이었으며, 현재는 이 건물 1층에 '인포메이션'이 있습니다.
시청 중앙의 탑은 1449년에 Jan von Ruysbroeck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높이는 96m입니다.
아치 문을 지나서 건물 안쪽으로 들어왔는데, 할아버지 귀엽지 않나요?
↓ Le Renard, Le Cornet, Le Roi d'Espagne
건물 이름이 아니구요, 아래 건물에 있는 특정 조각(동물 등) 부분의 이름입니다.
↓ Maison du Roi (왼쪽), Le Pigeon (오른쪽)
왼쪽의 Maison de Roi는 1536년에 건립했고, 1873년에 다시 지었습니다. 지금은 박물관입니다.
Maison de Roi
↓ 1층에 레스토랑이 있는 곳이 Le Pigeon, 이 건물은 집입니다.
프랑스 유명 작가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가 살았던 곳으로
그는 1852년에 이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랑 쁠라스(Grand Place) 옆의 증권거래소는 공사판이어서 그 옆의 건물을
그냥 찍어봤습니다.
인근에 있는 그 유명한 오줌싸게 동상(마네캥 피스, Manneken Pis)은 책에서 공부한 것 처럼 정말 작았습니다.
60cm. 애한테 옷을 입혀놔서 실망... 광각렌즈만 가지고 갔던지라 자세히 찍을 수도 없었습니다.
1619년에 Jerome Duquenenoy라는 조각가가 만들었습니다.
1745년에는 영국에서 애를 가져가버렸고, 1817년에는 누군가가 훔쳐갔던 역사가 있습니다.
망가진 부분을 수리하면서 동(Bronze)으로 입혀놨고, 이 아이가 오줌을 누는 한 브뤼셀이 안전하답니다.
브뤼셀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이곳에서 박물관에 못간 것입니다.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그때는 제가 좋아하는 스머프 가족들도 보러 오겠습니다.
브뤼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화려한 고딕 건축물들이 아닙니다.
노틀담 성당(Notre-Dame de la Chapelle) 앞에 있는 X스포츠(인라인, 보드, BMX자전거)
인공 파크였습니다. 이런 조화가 매우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저의 이전 직업과 전공은 못 속이나봐요.
움푹 패인 지형(더트, Dirt)에서 매우 현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인라인스케이트 소년이 있어서
유심히 보며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다음에 저의 자료사진으로 쓰려구요.
참 예쁜 소년이 멋지게 잘 타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이런 파크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1300년대 초기에 짓기 시작해서 1500년대에는 고딕양식으로 다시 증축(리모델링)한 성당입니다.
제가 이 파크에서 꽤 오래 앉아있었습니다.
브뤼셀을 떠나기 위해 역으로 출발하기 직전에도 소년은 날고 있었습니다.
브뤼셀의 노틀담 성당은 미디(Midi) 역에서 센트럴 역으로 가는 기차에서 보입니다.
기차길이 다니는 곳 위에 X스포츠 파크를 만들어둔 것도 좋은 생각이라 여겨집니다.
유럽연합(EU)의 수도라 여겨지는 브뤼셀은 국제적인 도시답게 매우 활기찼고, 볼 것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서울처럼 큰 도시여서 많은 곳을 보러 걸어다니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처음인 저도 동선이 너무 길다보니 그랑 쁠라스 인근만 보고 왔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애니메이션과 EU 관련 박물관/건물들을 탐방하고 싶네요.
이제 벨기에의 바다를 보러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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