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좋은 기억

심각한 호흐바써(홍수)

스콜라란 2011. 1. 22. 23:50

 

 

   벌써 3일째 역 앞에는 버스가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요일날 저녁에 제가 내려야 할 역에 전철이 다다르자 안내방송이 한참 나오고, 지하철 직원들이 모든 승객을 내리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상황인지 몰랐는데 그 다음 역부터 전철이 다니지를 않아서 버스로 연계를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라면 그냥 알아서 가야할 텐데 그래도 이 나라는 연계를 해주더군요.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바로 홍수 또는 강의 범람(Hochwasser, 호흐바써) 때문입니다. 요즘 뉴스에서의 주요 내용은 '호흐바써'와 '다이옥신 계란'에 대한 것입니다. 뉴스에서는 계속 홍수가 난 지역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코블렌즈'라는 지역의 주택가는 1층들이 거의 잠겼고, 전국에 걸쳐서 이런 홍수 지역이 무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원인이 무엇일까요?

 

   오늘 도서관을 나오며 시간표에 나와있는데로 맞춰서 전철을 타러 갔는데도 또 전철을 10분 넘게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중년의 신사(젊은 할아버지)가 저의 주변에서 서성이며 말을 걸 태세였습니다. '이렇게 너무 친절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짧은 독일어로 인해서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어디로 가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오버돌렌도르프로 간다고 했더니 66번을 타면 된다고 하네요. 제가 초행길인 줄 알았나봅니다. 호흐바써로 인해서 전광판에는 이런 안내문구가 나와있습니다.

 

"홍수 !!!  66번 전철은 요즘 오버돌렌도르프(역)까지만 갑니다."

 

 

 

   다행인 것은 제가 내리는 역까지는 정상적으로 전철이 운행을 하는 것입니다. 오버돌렌도르프 역에서 내려 걸어나가니 친절한 독일 신사는 저에게 버스를 타라고 하네요. 그래서 '저 여기에 삽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왕에 이렇게 된거 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저도 말을 걸었지요.

 나   :  호흐바써가 독일에서 일상적인 일인가요?

신사 :  겨울에는 안생기고, 보통 3월이나 4월에 생기는데 지금 날씨가 따뜻해서

         눈이 녹아서 이렇게 된 것입니다. 알펜(Alpen, 알프스) 지역에서부터 녹은 눈이

         흘러오면서 하류의 라인강이 범람한 것이죠. (기타 등등 많은 말씀)

 나   :  이런 일이 잦은가요? 일년에 몇번이나 홍수가 납니까?

신사 :  3~4번 정도입니다. 독일의 아주 심각한 문제죠. (기타 등등 많은 말씀)

 나   :  혹시 교수님이신가요? 본 대학교의?

신사 :  그렇습니다.

 나   :  너무 감사합니다. (역시 교수란 직업은 설명하고 싶어하는 습성들이 있군...) 

 

   덕분에 호흐바써의 정확한 원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눈이 녹아서!! 맥주를 사러 슈퍼마켓이 있는 쪽으로 꺽었는데 중년의 독일 신사는 제가 사는 집을 지나쳐서 계속 걸어가더군요.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독일에서 저런 친절한 교수를 스승으로 만나면 좋겠다...'

 

 

 

   어제 밤과 오늘 밤, 도서관에 있으면서 범람한 라인강을 찍었습니다. 맑은 날의 그 모습은 없고, 물에 잠긴 강변만 보입니다. 강물이 강 건너의 주택가 제방을 넘지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구요, 이런 심각한 상황을 우리나라에서는 잘 참고를 해야 할텐데... 4대강을 뒤집어서 인공적으로 물길을 만들고, 콘크리트로 덮어가는 3년째 진행형의 토목공사가 참으로 걱정됩니다!! 

   라인강의 경우도 큰 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강 밑을 파고 중간 중간 제방을 쌓아서 물길을 만들었습니다. 강 폭이 넓은 곳으로 가보면 배가 지나가야 하는 물길을 알려주는 막대기들이 강 중간에 많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 막대기 주변을 자세히 보면 강변쪽으로는 수심이 낮고, 물살이 세지 않은데 강의 중간은 물살이 매우 빠릅니다. 독일도 라인강에 인공적인 토목공사를 했다는 것이죠. 다음에 사진을 찍어서 더 추가할 수 있으면 하고, 오늘 포스팅은 이만하겠습니다. ^^ 

   암튼! 독일의 홍수는 저를 많이 의아하게 만들고, 실망시킨 일이랍니다.

 

 

 

 

본에서 가장 높은, 유일한 빌딩들...

정면의 큰 것은 우체국, 왼쪽 옆의 두번째는 UN건물, 오른쪽은 정부청사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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