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수기라고 하는 기간에는 여행을 다니질 않았는데 이번에는 국립공원 사이트에서 탐방로 정보를 보다가 야영장을 예약해 두었다. 내가 예약을 한 다음날부터는 추첨으로 예약성공을 알려주는 것을 보니, 국립공원 야영장의 인기도 상당한 것 같다. 그렇게 추첨이나 대기 등에는 끼어든 적이 없어서 생경했다.
좋은 추억이 있는 소금강산 야영장은 지난봄에 지나치며 봤을 때 공사하는 것을 보았고, 산 밑에 한적하게 텐트를 세웠던 곳은 캐빈(?)이 들어서 있었다. 다행인 것은 조밀하게 자리가 배정된 곳을 좀 여유 있게 2 사이트 1곳으로 조정을 해 두었다. 중간 열의 사이트도 그렇게 공사를 하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예약사이트가 더 줄어들 것이다. 건너편 상가에는 안 좋은 소식이고, 캠퍼들에게는 괜찮은 뉴스일 것이다.
새로 정비한 A구역도 너무 장비를 많이 세팅하면 결국 다닥다닥이 되긴 하는데, 둘째 날에는 그렇게 대형텐트들이 들어서는 것을 구경했었다. 이번에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는데, 주변에서 가끔씩 윙~~~ 하는 소음이 꽤 오래 들려왔다. 처음에는 야영장에서 나는 소리라고 추측했는데, 텐트 안에서 에어컨(?)을 켜고 있는 소리였다. 낮에는 덥고 해가 지면서 습하기는 했지만, 여름캠핑의 새로운 적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반갑지 않았다.
그렇게 비가 많이 와서 전국 곳곳에 피해가 많았지만, 예약했던 2박 3일은 놀랍도록 장마를 피해 주었다. 도착하기 전에는 일기예보를 계속 보면서 예약취소를 고민했지만, 낮 1시 정도에 텐트를 세우면서 더위를 먹을 정도였다. 빨리 텐트를 세우겠다는 욕심에 현기증을 느꼈다. 성격에 따른 미련한 행동이었다.
야영장으로 들어가는 돌다리에서 보는 여름 계곡은 언제 봐도 참 좋다. 비가 와서 수량이 풍부한 것도 너무너무 좋은 물놀이 기회였다. 누구는 물로 피해를 보고, 나는 그 물에 즐겁고...
A구역 계곡 쪽 데크에는 낮에 그늘이 들지 않는 단점은 있다. 그러나 10~4시 정도에는 다른 곳에 놀러 가거나, 계곡에서 놀아주면 되기 때문에 괜찮았다.
텐트 하나 달랑 세팅하고, 나무그늘을 옮겨 다니며 먹고, 커피 마시고, 낮술도 마셨다. 2박 3일 머물렀던 7월 중순의 야영장 밤은 장작을 사서 불놀이를 할 수 있었고, 잘 때는 침낭을 찾을 정도로 싸늘하기도 했다.
이 계곡이 전체적으로 그늘이 없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더 물에 들어가야 하는 당위성을 주었다. 계곡 안에 너럭바위가 있는 곳은 그냥 앉아있기 좋았고, 준비한 튜브 하나로 세상 평온한 물놀이를 했다.
캠핑에서 음식하는 것에 관심이 없는 나는 친구와 함께 삼겹살 두 줄도 다 못 먹고 일부는 버렸다. 다른 것을 좀 먹기는 했지만, 고기 굽는 것도 썩 좋아하지 않아서 그만큼 일거리는 많이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해 지기 전에 정비를 해나가고 있는 야영장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캐빈(?)에 화장실이 없지만 상당히 인기가 많은 것 같았고, 텐트 세우기 싫은 사람들에게는 추천할 수 있다.
둘째 날은 주문진 해수욕장에 갔는데 사람이 없었다. 바다에서 노는 것은 확실히 계곡보다 피곤하고, 뒷일도 많이 생긴다. 바다 앞에 숙소나 텐트 사이트가 없다면 스스로에게 권장할 일은 아니다.
점심을 먹고, 계곡에서 놀다가 산 쪽으로 걸었다. 야영장에는 바람이 불었는데, 오히려 등산로 입구의 폭포에서는 바람도 안 불고 덥기만 했다. 그래도 무릉계곡에서 가장 시원한 폭포는 분명하다.
돌아오는 날 새벽에 느낀 점은 사람들이 너무들 부지런하다는 것이었다. 금요일 오후부터 야영장에 사람이 많아졌는데, 토요일 새벽 5시부터 먹는 소리가 들리고 시끄러웠다. 매너타임이 밤 10시~아침 7시까지인데, 좀 불편하다고 느꼈다.
아침에 텐트를 정리하는 동안은 해가 들지 않아서 고생을 덜었고, 오전에 일찍 야영장을 나왔다.
진고개를 넘어서 오대산 초입에 있는 막국수는 언제 가도 만족스럽다. 이번에도 1등으로 식당에 들어가서 서비스 음료수까지 먹었는데 언제도 이런 적이 있어서 웃음이 났다. 밖에서 먹는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데 식당에서 직접 농사지어서 담근 갓김치는 더 먹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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