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도 자체야 고즈넉하니 좋지만 가는 길에 있는 김포 등의 난개발 지역을 거치는 것은
운전도 불쾌하고, 먼지도 이만 저만 날리는 것이 아니다. 뭔가 삭막한 곳을 지나기 때문에
서울에서 60km 정도 떨어진 이곳에 잘 안오게 된다.
강화도 마니산은 우리나라에서 기가 가장 센 곳이고, 정상 부근의 참성단 등으로 유명한 명산이다.
그 높이는 500m가 채 되지 않지만 산이 가지는 의미에서는 명성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항상 마니산을 가게 되면 마니산국립공원 쪽으로 등산을 했었다.
특히 단군로를 따라 오르는 길이 괜찮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그 반대편에 있는 함허동천 야영장에 다녀왔다.
지도의 붉은색 원이 함허동천 야영장의 위치
텐트를 치겠다고 마음먹은 곳은 3야영장 가장 위쪽, 노란색 원 지점
매표소를 지나 좌측으로 가면 3야영장, 우측은 4야영장. 3야영장은 좌측의 계곡을 따라 오른다.
다시 갈래길이 나오면 직진... 좌로 빠져도 야영장이 있지만 직진하여 3야영장 꼭대기로!
사람 없고, 해먹을 걸 수 있는 나무가 있는 곳에 텐트를 치고, 비가 올까봐 큰 타프까지 해두었다.
텐트 친 곳의 바로 옆에 있는 함허동천 설명글과 계곡...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어둑해지려할 때 아저씨들이 바로 위 쪽에 자리를 잡았다.
거의 초저녁부터 밤 12시까지 떠들며 먹기를 반복.
너무도 조용하고, 칠흙같은 어둠의 주인이라도 된듯 떠드는 그들...
그들 옆의 한 텐트에 홀로 온 사람이 조용히 책을 읽으며 캠핑을 하고 있었는데, 꽤나 괴로웠을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에게 캠핑은 술과 먹기가 지배하는 행락의 모습인 것 같다.
* * * * * * * * * *
다음날(오늘, 토) 아침, 텐트 안에서 멀리 보이는 서해바다
토요일 아침답게 등산객들이 많이 올라오고, 야영장 곳곳에서 시산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엄청난 막걸리와 줄지어선 소주, 큰 솥에 끓이는 무엇...
보는 내가 다 취한다, 산이 취한다, 세상이 취한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시산제일까?
이 캠핑장, 꽤나 괜찮은 곳이다.
주위에 몰상식한 사람만 아니라면 너무도 조용히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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