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일을 멈추고 일종의 '땡땡이를 쳐서'
의왕에서 밥을 먹고,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향했다.
운전을 하다가 잠시 멈추게 되는 날들이다.
하고 싶은 과제가 있어서 실내에만 '처박혀서'
거의 일주일 동안 책상 앞에서 끙끙거렸더니
머리가 더 멈추고 우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바람도 쐬고, 꽃도 봐야 할 시간을 몸이 알린 것이다.
서울 인근에서 내가 참 좋아하는 장소.
기억도 많고, 추억도 있는 곳이다.
그리고 벗꽃을 보기에 알맞은(?) 곳.
동물원에는 가지만 동물을 제대로 둘러본 적은 없다.
리프트를 타는 재미, 걸어서 천천히 내려오는 맛을 좋아한다.
평일 오후인데도 사람이 많아서 미술관에 주차를 하는데 한참 걸렸다.
서울대공원 입구 주차장에 차를 놓고,
처음부터 리프트를 타는 편이 더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리프트에서 여유가 생기면서 몸을 반대로 돌려 관악산 쪽도 봐준다.
공기가 맑아서 주변 산새가 잘 보였다.
동물 분비물 냄새도 올라오고, 침팬지 소리도 들린다.
완연하 봄이다...
뒤로 보이는 산이, 과천 방면의 관악산
리프트가 급경사를 내려가면 끝이 난다.
꽤 긴 탑승이 여유롭고, 편안했다.
이제 시계방향으로 크게 돌아 걷는다.
어제는 곰 한마리가 혼자 노는 모습을 보았다.
사람들에게 많은 웃음을 주었는데...
너를 여기에 둬야 하는 것인지, 자연에 풀어주는 것이 맞는지
답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물원에 오면서 이것 저것 좀 챙겨왔는데
10년 전에 왔을 때와는 또 달라져서
가방을 풀 일이 없었다.
전에는 계곡 쪽에 공간이 넓게 있었는데
어제 갔을 때는 그런 곳이 없었다.
대공원 둘레길 등으로 자연스러움이 더 축소된 것 같다.
중간 중간, 동물을 더 잘 보기 위한
전망대는 잘 만들어 둔 것 같았다.
아이들이 뛰어오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입구 쪽의 기린을 보고, 동물원을 나왔다.
리프트까지 포함해서 약 2시간의 느린 행보...
거울에 비추는 내 모습에 책임을 저야 할 나이.
잘 살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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