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에 대한 탐구와 관심이 집중되는 요즘인데
지난 주에는 늦게 일어나서 계속 자버렸다.
오늘, 쾌청한 하늘을 맞으며 (나에게는) 아침 일찍 출발하여
9시 20분이 되기 전에 석모도 보문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강화도와 석모도를 연결하는 석모대교가 건설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로 꼭 와보고 싶었다.
20대의 어느 날, 무기력하고 절망적인 기분으로
신촌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강화도 외포항까지 온 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새우깡도 없는 나에게 붙어대는
갈매기에게 짜증을 내다가 석모도에 도착했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서야 도착했던 보문사였다.
돌아갈 때는 외포항 선착장부터 줄지어선 포장마차(?) 중
한 곳에 들러 너무도 맛나게 밴댕이회를 먹고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뚜렷해서 지금도 그 맛과 생생함이 잊혀지지를 않는다.
오늘은 가뿐하게 자가 운전으로 바다를 건너 도착할 수 있었다.
주말에는 늦어도 오후 2-3시에 강화도를 빠져 나가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머리에 저장한 일정에 맞추어 착착 움직였다.
보문사로 올라가는 가파른 길에서 숨이 턱턱 막혔고,
다시 계단을 올라 마애석불좌상까지 쉬지 않고 걸었다.
오늘 절에서 웃음이 났었는데
스피커로 들리는 스님의 불경 소리에 짜증이 섞인 것 같았다.
보살 관세 보살 관세 ~~~ 등이 계속 이어지는데
뭔가 하기 싫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혼자 웃음이 터져서 발걸음이 더 느려진 것 같았다.
생각을 해보면... 스님이 직업일 때
언제나 불경의 암송이 집중적으로 잘 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절에는 잘 가지만 자세히는 안둘러보는데
중국에서 넘어온 우리의 대승불교는
기복신앙의 특성을 갖게 된 것이기에 초기불교,
즉 부처님의 말씀과는 좀 거리가 먼 불경이
퍼지게 되어 잘 납득이 안될 때가 있다.
유교사상이 가미된 불교서적을 읽으면서
이것이 진정한 부처님의 뜻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은 후
초기불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나에게 불교는 철학교과목과 같은 것이다.
계단을 오르는 길 초입에 소원성취라는
그런 말 자체가 와닿지가 않는 것이다.
왜 인간의 욕심을 부처님에게 비는 것인가?
바다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좋은 곳이다.
가을의 강화도는 정말 멋지다.
이번 가을에는 강화도에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쉬다가 내려와서 절을 둘러 보았다.
1시간 만에 돌아온 주차장에는 이미 자리가 없었다.
보문사를 나와서 석모도를 빠져나갈 때는 좌회전을 해서
해안길을 따라 운전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더 한적하고,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다.
석모대교를 꼭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대교에 진입하기 전에 전망대가 있어서 한참을 서서 바라보았다.
석모대교는 강화도에 가고 싶게 만드는 충분한 동인이 되었다.
다리 아래, 서해안의 조류가 얼마나 강하게 흐르는지...
보기만 해도 무서웠다.
사실 서해바다는 매우 위험하고 무서운 곳이기도 하다.
석모도를 나와서 외포항에 들러 보았다.
배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몰렸던 곳인데
이제는 다른 풍경으로 좀 한적하게도 느껴졌다.
시장에 들러 젖갈 두 종류를 500g씩 구입하였다.
1kg을 사기에는 양이 좀 부담스러웠다.
밴댕이회를 1만원에 포장해서 팔고 있었다.
먹고 싶었지만 꽃게탕을 먹기로 하고 강화도에 온 날이어서 참았다.
그런데 바다를 보며 오전부터 회에 소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에 다시 석모대교를 건너기로 하고
꽃게탕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가격이 좀 많이 올랐지만 아주 맛난 점심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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