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의 영릉(英陵)은 4대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능으로 유명한 곳이며,
한글 음이 같은 영릉(寧陵)은 17대 왕 효종과 인선왕후의 능이다.
왕에 대한 평가에서는 세종이 가장 위대한 왕이겠으나
탐방객인 내 입장에서는 효종의 영릉이 사적지로서의 가치가 훨씬 뛰어났다.
유일한 동원상하릉, 금천교의 위치, 그리고 보물로 지정된 재실을
보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탐방이었다.
아쉽게도 영릉 주차장에 들가서야
세종의 능침을 제외한 전 구간이 복원공사로 인해서
올해에는 개방되지 않는다는 안내를 보았다.
불친절했던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 나와서
효종의 영릉 앞 주차장으로 급히 이동하였다.
오후 4시 반이었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마음이 급해졌다.
효종의 영릉 앞 주차장에 차를 놓고,
홍살문 앞에서 왕의 숲길을 따라 세종대왕의 영릉을 본 후
되돌아와서 효종의 영릉과 재실을 탐방하였다.
복원공사 때문인지 입장료는 받지 않았다.
효종의 영릉으로 들어서면서부터 감탄사가 나왔다.
참 좋은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온화한 기운이 느껴졌다.
보물로 지정된 재실은 마지막에 들러보았고,
위쪽 왕의 숲길과 아래의 길을 고르라면 왕의 숲길을 추천하고 싶다.
효종의 영릉 홍살문 앞에서 동원상하릉이 뚜렷하게 보였다.
입구에서부터 흥미가 유발되는 능이었다.
우선 왼편의 왕의 숲길을 걸어 세종대왕릉으로 이동하였다.
오른편 곡장을 바라보는 석호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는 설명이 있는데
담벼락을 바라보고 있는 탓에 내 눈에는 보이지를 않는다.
그나저나 복원공사가 한장인 곳을 보면서 "그냥 두지"라는 생각을 했다.
유럽에서 보고 느낀 것 중 하나가 복원을 하지 않는 것도 좋은 유산이라는 것이었다.
파괴된 채로, 무너진 채로 잘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금천교를 지나 홍살문에서 이어지는 향어로가
레고와 같은 반듯한 모습으로 복원되지 않기를 바란다.
시간이 5시를 넘어가면서 급히 효종의 영릉으로 이동하였다.
금천교가 홍살문보다 안쪽에 위치한 독특한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향어로의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동원상하릉의 위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었다.
정말 멋진 곳이다.
아래쪽 인선왕후의 능에는 곡장(능 둘레의 담)이 없다.
17대 효종의 능
효종의 능에서 보는 인선왕후의 능(아래)
정자각 앞에서 보는 향어로와 그 중간의 금천교
효종의 영릉에서는 재실을 꼭 둘러볼 가치가 있다.
보물 1532호로 지정되어 있고,
안에 있는 회양목도 천연기념물 495호로 지정되어 있다.
조선왕릉의 건축 형태적인 특징으로 판단했을 때
효종의 영릉이 재실을 포함해서 가장 개성있는 왕릉이 아닐까하고 혼자 판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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