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에서 본 [문화비축기지]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작년에 매스컴을 통해서 인지하고 있었다.
하늘공원에 걸린 플랭카드를 본 후 '지금 바로 가보자'고 결론내렸다.
결론부터 말하면 적극 추천이다.
기대 이상이었다.
[문화비축기지]는 석유를 보관하던 탱크 5곳의 유휴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킨 곳이었다.
공모를 통해서 전체 탱크를 재건축하였고, 노출콘크리트 건물을 덧붙였으며,
주변을 공원화하였다.
5개의 탱크(T1~T5) 중 마지막 탱크(T5)가 박물관이다.
서울, 마포, 그리고 이전 [석유비축기지]의 역사를 글로, 눈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다시 [문화비축기지]로 탄생하는 과정도 전시하고 있다.
특별히 안내동의 역할이 필요치는 않아 보였다.
기념품 판매점이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석유 저장 탱크의 미니어처인 다용도 철재통 정도도 좋을 것 같고.
탱크 둘레의 '매봉산'을 산책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비빌기지'라는 말의 재치가 돋보였다.
빌리지와 비축기지의 조합인가?
광장 위, 가장 크게 보이는 탱크(T6)는 기존의 탱크 모양으로
새롭게 건축한 건물(카페, 강의동)이다.
T1과 T2의 탱크를 없앴고, 그 과정에서 분해한 철재를 T6의 콘크리트 겉면에 붙였다고 한다.
그래서 T1과 T2에는 철골 구조의 탱크는 없다.
T1의 탱크는 없애고 유리로 다시 구조화하였다.
노출콘크리트 건물은 그냥 비어두는 것보다 회화 전시장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유리 탱크 안에서 성당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슴이 철렁하고 강한 인상을 준 곳은 T2였다.
탱크가 있던 자리는 야외공연장의 객석이 메우고 있다.
이 돌의자가...
독일 베를린 시내에 있는 나치희생자 추모공간을 연상시켰다.
또 한편으로는 산업화 과정에서 석유를 저장하던 땅이
성장하여 돌과 같이 강한 모습으로 자란 것 같았다.
탱크 둘레를 감싸던 콘크리트 구조물의 일부를 무대의 벽으로 잘 활용하였다.
이런 곳이라면 야외 클래식 공연을 즐겨보고 싶다.
무대 아래는 공연을 위한 대기실 등의 부속시설이 있다.
[문화비축기지]가 2017년에 오픈을 해서 지금은 괜찮은데
세월이 흐르며 습한 여름과 추운 겨울이 반복되었을 때
과연 시설들을 잘 유지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모든 공간이 다 노출된 곳이라서 좀 걱정이 되었다.
T6
T3는 탱크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 두었다.
T4는 전시공간, T5는 박물관이다.
이런 간판들이 곳곳에 있는데
나름 상상력을 자극하려고 노력 중이었다. "애쓴다!"
어떤 용도의 계기인지는 모르겠으나
흙벽과 대비되는 푸른색, 그리고 바늘침의 녹색이
어둡고 무거운 석유비축 공간에서 상쾌함을 주었다.
T5의 박물관에는 이곳에 대한 설명이 아주 잘 되어있다.
서울과 산업화, 석유와 저장탱크 등에 대한 내용이 매우 알차다.
탱크 안에서는 4분짜리 영상을 틀어주는데 15분 간격인 것이 아쉽다.
약 11분은 그냥 어둠 뿐이라서 무섭기도 했다.
다섯 탱크를 모두 둘러본 후에 광장에는 푸드트럭들이 많이 들어와 있었다.
밤에 장이 열리는 것을 준비 중이었다.
T6의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졸음을 쫓았다.
T6의 카페에서 위로 올라가 원형 건물을 걸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공간 자체만으로도 원기둥 탱크가 주는 이미지를 잘 느낄 수 있다.
가운데 원형 공간을 비워두어 탱크를 연상시켰다.
석유 대신 공기와 빛을 담는 탱크.
커피도 마시고, 매봉산 둘레를 걷기 전에 다시 T2 들어갔다.
이 공간이 주는 느낌이 나에게는 너무 강해서
다른 계절에 와도 이런 느낌일지가 궁금했다.
관객석 둘레에는 탱크의 철제를 그대로 활용했고,
원통형으로 산이 깎여있기 때문에 음향도 기대되는 곳이었다.
매봉산 산책로
산책로의 중앙 전망대는 T3 위에 있다.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월드컵경기장 오른쪽 처마 끝 위에
국회의사당이 보였고,
그곳을 기준으로 광각렌즈를 밀어보았다.
한강의 성산대교와 하늘공원 방향
T1~T5 위쪽의 둘레길은 운동삼아 걷기에 좋고, 조망도 재미있었다.
주차정산을 하는데 2시간 30분에 4,600원이 나왔다.
주차비가 좀 저렴하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거나 다른 계절에 다시 와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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