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위해 아파트 단지를 한 곳 지나치는데
이 길에서 좀 생뚱맞게 남아있는 두 조각을 보게 된다.
대로를 건너는 정류장을 몇 걸음 남겨두고, 항상 시선이 갔었다.
어느 날은 작정하고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누구의 조각인지 통 알 수가 없었는데
흙바닥을 유심히 보다가 발로 쓱쓱 흙을 밀었더니 동판이 보였다.
하나는 짐바브웨(Zimbabwe)의 톤데라이 마사야(Tonderai Mashaya)라는
조각가의 그리움(Yearning)이라는 작품명이었다.
그리고 옆의 것은 동판의 글자 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둘 다 작품완성 연도도 없었다.
그냥 이런 길가에 놓여있기에는 작품성에 대한 예의가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근 국제전시장 안으로 들여놓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관할 구청에 민원을 넣으려고 한다.
그래서 사진도 찍어오고, 위치도 명확히 체크 해두었다.
다시 추워진 날씨는 예보만큼은 아니었지만 바람은 많이 차가웠다.
그러다보니 걷기를 목적으로 나와서는 지나치는 곳의 큰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바람을 막아줄 대형 건물들이 걷기 코스의 중간에 많이 있다.
대형 마트, 박물관, 전시관, 백화점 등.
그 중에서 자주 들어가 몸을 녹이는 건물 안에 새롭게 음식점이 들어오는지
이 공사 광경을 거의 처음부터 보게 되었다.
오늘 갔을 때는 거의 마무리 공사 중이었고,
유리 스크린에 LED를 활용한 멋진 영상을 가동 중이었다.
별 의미없는 패턴의 반복 영상도 있었지만,
1900년 전후의 인상파 화가들 작품들이 나오면서 나는 멈추어 섰다.
약 3회 반복해서 시청을 하였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한층 예술을 다양하게 시각화하고 있다.
스트릿아트 처럼이나 쉽게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디지털아트의 대중화가 살결처럼 가까이 느껴진다.
꼭 미술관이 아니어도 괜찮다.
이런 회화 감상도 순간적으로 마음을 유니크하고, 프레쉬하게 만들어 준다.
집에서는 컴퓨터가 작업을 하지 않을 때 모니터에 다양한 회화를
약 10초 간격으로 회전시켜 띄어두고 있다.
유리창 전체에 회화 영상을 띄우게 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어찌보면 누구나 예술 컨텐츠를 수집한 후 다양한 방법으로
전시를 할 수 있게 된 세상이다.
걷다가, 회화를 감상하다가, 다시 찬바람을 맞으며 겨울 하루를 보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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