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미술관

경기 파주| 열화당 책박물관

스콜라란 2016. 9. 23. 19:37



독일에서 책, 출판, 인쇄 등의 문화를 심도있게 접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류의 박물관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파주 출판단지 내 열화당에서 운영하는 책박물관을 방문하였다.


열화당책박물관 (http://yhdbookmuseum.com)

열화당 (http://youlhwadang.co.kr)







출판단지 중앙대로, 지혜의 숲(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이 보이는 다리에서 건너편 블럭으로 들어온 후

인쇄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에서 바로 우측(일방통행)으로 들어오면 된다.




열화당 출판사에 붙은 콘크리트 건물이 책박물관이다. 입장료는 성인 5천원(단체 3천원).

그냥 둘러보면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지만 학예사님의 설명을 들으면

귀중한 문화재 급의 책을 직접 볼 수 있다.






박물관이 문을 닫은 것인가하고 되돌아 가려다가 

입구에서 전화를 한 후 직원을 호출하였다. 실내에 불이 켜지고...

평일에 방문객이 없는 날도 있다고 하니 이해할 수 있다. 



입장료를 내고, 기념으로 주는 작은 노트를 하나 받았다.



전시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저택의 개인 서저라고도 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다.

1층에 큰 방이 두 개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제1 및 제2 전시공간이었다.

입구의 제1전시실은 열화당과 기타 출판사의 현대 출판물을

제2전시실은 1970년대 이전의 책들이 꽂혀있었다.



열화당 출판사가 베스트셀러류의 책을 출판하는 곳이 아니고

건축, 예술, 전통문화 등의 책을 출판하는 곳이라서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좋은 책들을 많이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열화당 45주년 기념으로 열화당의 책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최근에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장르인 그래픽노블.

나는 개인적으로 이 장르가 맞지 않아서 집에 있는 그래픽노블들을 얼마 전에 처분하였다.  ^^





학예사님의 설명이 꼭 필요한 곳이 제2전시실의 고서들이다.




동서양의 여러 고서들(개인 소장품 및 기증 도서)이 잘 정리되어 있다.






독일 성서 등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에 있을 법한, 시간에 바래버린 책들



바로 이곳, 우리나라 문화재급의 책들이다.

고서와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면 학예사님이 더 많은 책을 보여주신다.

나는 개인 방문이었기 때문에 편안하게 질문도 하고, 설명도 더 들을 수 있었다.



조선 14대 왕 선조가 만든 천자문 책으로 한석봉이 작성하였다.

왕의 어린 아들이 한자를 처음 익히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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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6년 송광사에서 불자 부부의 시주로 편찬된 책, 시왕경.

지옥에서 심판하던 10명의 왕 중 다섯 번째 왕이 염라대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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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7년 영국 옥스포드출판사가 펴낸 성서와 기도서.

손바닥보다 작은 책의 인쇄가 얼마나 선명하고, 제본이 잘 되어있는 것을 보면

당시 영국(서양)의 인쇄술이 얼마나 발달했는지를 알 수 있다.

독일에서 이런 류의 책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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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소형 책자가 있었으나 편집과 인쇄, 제본 기술 모두 뒤쳐진다.




아코디언(병풍) 식으로 제본하는 것을 '절첩식'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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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판도 금속 활자본도 아닌 '토판'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고려시대 토판으로 반야심경이 새겨져 있다.

흙으로 빗은 후 도자기 굽듯이 구운 후 그 표면에 글자를 새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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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4년 한글 영인본도 보게 되었다.

영인본은 원본을 촬영 후 원판으로 만들어 인쇄(복제)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세조의 글인데, 세조가 직접 쓴 것인지 누군가에게 작성을 시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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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기증했다는 금속 활자 3점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년)'을 가진 나라지만

30개가 되지않는 서양의 활자에 비해서 한자는 그 수가 너무 많아서

전체를 활자화하기 힘들었으며, 금속판의 재료인 동이 많이 채굴되지 않아서

금속활자 문화가 발달하지 못하였다.






2층에서 서가를 한번 둘러보고, 좀 앉아있다가 왔다. 



틈틈이 회화 작품들이 보이는데 기증받은 작품들이라고 한다.







10-20대에 너무나 즐겨 읽었던 문학서들... 그때의 독서가 그립다.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는 독일에서 원서를 사서 읽었고, 마의 산은 아직 다 읽지 못했다.



2층 서가에서 내려다 본 제1전시실 전








차를 그냥 두고, 골목 입구에 보았던 활판 공방으로 가보았다.




아이들이 인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하나의 조각 작품에 눈길이 갔다.




활자가 인쇄되어 나온다, 곧 지식이 되리라...



출판단지의 일방통행로에도 가을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