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겐에서 하이킹으로 유명한 스타방에르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올레순으로 올라갔다. 여차여차해서 일정을 조율하기가 쉽지않은 여행이었다.
북유럽이 다 그렇지만 지역간 동선도 길고, 대중교통으로 다니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고 뭐 하나 실망스러운 곳은 없었다.
올레순(Ålesund)은 인구 약 5만의 작은 항구도시지만
아주 조용하고, 깨끗하며, 아름다운 도시였다.
가볍게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이고, 이곳을 기점으로 하는 다양한 관광상품들이 많이 있다.
작은 도시에서도 가장 유명한 구역이 아르 누보(Art Nouveau, New Art) 타운이다.
1904년 1월 23일 밤에 엄청난 화재가 나서 16시간 후에 올레순의 850여 주택이 소실되었다.
이 화재로 1만명이 노숙자가 되었는데 지금도 인구 5만인데
1백년 전에 1만명이면 엄청난 재해였다.
1904년부터 1907년까지 노르웨이 50여 명의 건축가들에게 새로운 석조 건물의 설계를 맡겼고,
이 재건 사업을 시작으로 젊은 아이디어와 낭만적인 디자인의 건축물을 짓게 되었다.
그 건물들로 새로운 올레순이 탄생하였다.
주로 아르 누보 거리의 숙소(호텔)에 예약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나는 바다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을 예약하였다.
숙소에서 바다를 보다가 비가 그쳐서 밖으로 나왔다.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는데 요트에 탄 짐승같은 남자들이
"우리는 게이야!"라고 크게 말했다.
그래서 어쩌라고? 별... 유럽에서 게이가 한 둘이니? 곳곳에 있지!
버스에서 내려 걸어서 들어왔던 항구 방향
1940-45년 독일 점령 기간에 바다와 육지에서 목숨을 잃은 320 노르웨이인을 추모하는 추모비
어디를 둘러봐도 정갈하고, 깔끔한 건물들이었다.
아르 누보 타운은 이 일대를 일컫는다. 특히 노란색 건물이 눈에 띈다.
왼쪽 건물이 미술관, 오른쪽이 아르 누보 센터
노르웨이 여행에서는 북위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많은데
이곳은 북위 62도 지점이다.
젓갈을 담그는 할머니
밤 늦은 시간이라서 상점들이 문을 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거리에 사람들은 많았다.
수산물 박물관(Fiskerimuseet)
어디를 가나 작은 산이 하나 보이는데 올레순에서 가장 유명한 전망대가 있다.
다음 날, 낮에 열심히 걸어서 올라갔다.
저 곳에 올라가면(차도 올라감) 아르 누보의 예쁜 올레순이 조망된다.
언덕 위 노란건물(학교) 옆에도 전망대가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올라가는 산길에 주먹만한 민달팽이가 너무 많아서 정말 소스라치게 징그러웠다.
초등학교 건물
시원한 조망은 아니었지만 올레순 Storhaugen 공원이다.
공원을 내려와서 올레순 교회로...
1854년에 세워진 올레순 교회(Ålesund Kirke)인데
이 교회도 1904년 화재로 파괴된 후 1909년에 다시 지어졌다.
내부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대형 오르간 등을 보고 왔어야 했는데
밤 10시가 넘는 시간이라서 닫혀있었다.
북유럽스러운...
다시 타운쪽으로 내려와서 다시 두리번거리고, 밥을 먹고, 간식도 사고...
오~~ 아르 누보~~~
다음 날은 너무 맑았다. 일단 공원에서부터 계단을 따라
악스라 전망대(Aksla Viewpoint)에 올랐다.
신문 파는 소년의 청동 조각이 있는 지점에서 건물 사이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공원이 있고, 거기에서부터 전망대로 가는 계단이 시작된다.
올라가면서 뒤를 볼 때마다 아르 누보 타운과 바다의 조화가 빛났다.
총 418개의 계단이 있다...
전망대에는 식당이 있고, 꼬마기차도 올라와 있다.
당연히 자가용으로도 올 수 있는 곳이다.
항구 일대의 아르 누보 타운들이 잘 보인다.
이런 사진들이 올레순을 소개할 때 꼭 등장하는 대표 사진이다.
내려갈 때는 계단의 높이에 따라서 아르 누보 타운 방향을 계속 찍어보았다.
다시 시립 공원(City Park)으로 회귀.
너무 맑았지만 뜨거웠던 항구
유럽의 우편문화는 아직도 성황이다.
노르웨이 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이 건어물을 사먹었다.
간식 겸 맥주 안주.
숙소 앞마당에는 동네 청년들이 낚시를 하고 있어서 나도 같이 구경을 했다.
저녁 10시 경에 다시 항구로 나와서 걸었다.
다음 날이면 노르웨이를 떠나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간이었다.
밤 10시 20분 경.
노을을 보겠다고 끈질기게 낚시꾼 옆에서 기다렸다.
이곳에서의 낚시는 특별한 기술도 장비도 필요없다.
그냥 우두커니 기다리면 알아서 물고기들이 올라왔다.
10시 50분 경에 해는 사라졌지만 새벽 4시경에 다시 떠오른다.
그래서 완전한 밤은 오지않는다.
다음 날, 새벽에 숙소를 나오면서 조식을 챙겨먹었다.
준비 중이었는데 비행기 시간 때문에 양해를 구하고 빵, 햄, 과일과 커피를 먹어두었다.
마지막 커피는 종이잔에 따라서 들고나와 항구 앞에서 리무진을 기다리는데
일본 부부가 다가와서 커피는 어디서 샀냐고 물었다.
"스미마셍, 와타시와 강코쿠진데스. 호뗴루 ~~ 호또 코히 ~~" 기타 등등.
리무진 기사는 나에게 학생 승차 요금을 계산해 버리고... 반값. ^^
오슬로로 가는 비행기에서 올레순을 찾아보았고.
가장 유명한 예이랑에르(Geiranger) 지역의 피요르드를 알아볼 수 있었다.
눈이 사라지면서 오슬로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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