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그리고 마드리드.
십년도 넘은 일인데 나에게 큰 홍역을 치뤄주었던 도시였다.
일 때문에 마드리드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고,
한국에 돌아와서 그간 왜 일이 어긋났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때 보았던 마드리드 왕궁이 아직도 내게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런 마드리드를 다시 방문하게 되었고, 친구와 합류하였다.
이른 아침에 마드리드 버스터미널에 내려서
시내 솔광장 인근의 호텔에 들어갔다.
카운터 직원이 아침임에도 체크인을 해주어서 일단 잠이 들었다.
12시 경에 솔광장 주변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스페인의 가장 대중적인 반찬이라 할 수 있는 고추 볶음도 같이 주문하였다.
이 간단한 요리는 내 스타일에 딱 맞아서 지금도 가끔 해먹는다.
대도시 마드리드도 신구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멋진 도시다.
마드리드 시내 여행은 다리가 튼튼하다면 도보로도 가능하고,
힘들면 중간에 가뿐하게 지하철을 타면 된다.
솔광장을 중심으로 왼편의 오페라하우스를 지나 마드리드 왕궁(알무데나 대성당)까지,
그리고 솔광장에서 오른편의 비탈길을 내려가 프라도 국립미술관과 뒤쪽 레티로 공원까지.
전철역 3-5 구간에 해당하는 곳이다.
태양의 문(Puerta del Sol)이라 불리는 솔광장은 마드리드에서 가장 바쁜 곳이자
스페인 국토의 기점이다.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고 있다.
오페라하우스인 왕립극장(Teatro Real)
마드리드 왕궁(Palacio Real de Madrid)
과거의 그때, 이 왕궁 뜰을 거닐면서 얼마나 암울함을 느꼈는지 모른다. ㅋ
왕궁과 그 옆의 알무데나 대성당 사이의 광장의 이름은 아메리아 광장(Plaza de la Armería)이다.
로마 카톨릭 마드리드 대교구인 알무데나 대성당(Catedral de la Almudena).
1561년 스페인의 수도가 톨레도에서 마드리드로 이전한 이후
마드리드에 스페인을 대표할만한 성당이 없었다. 그래서 지어졌던 대성당이다.
1883년에 건축을 시작해서 100년이 걸린 1993년에 완공되었다.
솔광장으로 돌아오면서 잠시 마요르 광장(Plaza Mayor)을 서성였다.
마요르 광장은 왕궁과 솔광장 중간에 있는데 살짝 골목길로 들어가야 한다.
인근에 엽서나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아서 찾기 쉽다.
중세시대에 나라의 주요행사가 열렸던 장소이다.
좋은 행사도 있었지만 교수형과 같은 행사도 이루어진 곳이다.
지금은 주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시장이 선다.
마요르 광장 중앙의 필립 3세 동상(Estatua Felipe III)
프라도 국립미술과으로 가는 내리막길에 있는 스페인 의회(하원) 건물(Congreso De Los Diputados)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넵튠의 이름을 딴 넵튠 분수(Fuente de Neptuno)
스페인을 대표하는 프라도 국립 미술관(Museo Nacional del Prado).
하루 정도 더 머물렀으면 방문을 했을텐데 그러지 못했다.
미술관 바로 뒤에 있는 예쁜 카톨릭 성당은 1505년에 지어진 성 제롬 성당(San Jerónimo el Real)이다.
열심히 걸어 프라도 미술관의 별관 건물(El Casón del Buen Retiro)을 지나
레티로 공원(Parque de El Retiro)에 들어갔다. 엄청나게 더웠던 날...
꽃봉오리 분수(Fuente de Alcachofa)
19세기까지 스페인 왕궁이 소유했었던 공원답게 꽤 넓고, 조경이 훌륭했다.
시원한 크기의 인공 호수가 있어서 휴식!
5월의 스페인도 나에게는 너무 더웠는데
한국에서 한여름에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말도 안된다.
공개 디자인 대회를 거쳐서 1922년에 완성된
알폰소 12세 왕의 기념비(Monumento Alfonso XII)
공원 옆의 레티로 역에서 전차를 타고 4정거장 떨어진 곳에 있는 투우경기장으로 갔다.
마드리드에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두 가지가 해질무렵(6-7시)에 시작되는 투우경기와
밤의 플라멩고 공연인데 이 중에서 플라멩고 공연은 경험이 있고, 투우는 아직 보지 못했다.
토로스 광장에 멋지게 들어선 라스 벤타스 투우장((Plaza de Toros de Las Ventas).
2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은 1931년에 문을 열었다.
결론적으로 경기를 관람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아쉽지 않게 간단하게나마 마드리드 시내관광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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