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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게, 그로닝에 미술관(Groeninge Museum) & 아렌츠 하우스(Arents House)

스콜라란 2014. 6. 25. 20:12



벨기에의 왕립미술관 두 곳을 제외했을 때 퀄리티가 높다고 인정받으면서 

지역색이 분명한 브뤼게(Brugge)의 화가들을 만나는 것!  새벽부터 기차를 탄 목적이었다.


왜 유럽의 대형 미술관/박물관에 가지 않느냐고 묻기도 하는데

그런 곳일 수록 그림은 진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리지날은 어딘가에 고이 모셔져 있다.

우리나라에 순회전시를 오는 세계적인 회화 작품들은 위작 중에서도 등급이 낮는 경우가 많다.

모조품의 세계에도 1~5 정도의 등급이 있으니...


두번째로 찾은 브뤼게는 상당히 시끄럽고 번잡했다. 첫 방문에서 좋았던 그런 브뤼게는 아니었다.

관광객만 떠도는 브뤼게가 민속촌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고, 내가 만일 벨기에 브뤼셀을 제외하고 

단 한 곳만 사람들을 가이드해야 한다면 브뤼게가 아닌 겐트(Gent)로 갈 것이라는 상상을 했다.

겐트는 중세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지만, 브뤼게는 껍데기만 남겨서 관광자원이 되었다.




브뤼게에 와서 겐트를 떠올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만 줄지어 들어가는 관광객들을 피해서

골목길로만 접어들다가 미술관을 못 찾아서 허둥지둥 헤매고야 말았다.

결국 집 대문을 페인트칠 하던 할아버지에게 물어서 골목길을 꺾고 다시 꺽어서 입구를 찾았다.



운하가 있는 큰 길에서 봐도 미술관의 입구가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다.





큰 길에 있는 파사데도 미술관의 정식 입구라고는 할 수 없다.

정원을 따라서 들어오 흰색 확장 건물과 표를 구입해서 입장하는 붉은 색 건물이 있다.




15세기부터의 성화와 브뤼헤 화가들, 그리고 플랑드르 작품이 전시된

그로닝에 미술관(Groeninge Museum)은 1930년에 지어졌고

1994년에 확장하였다. 흰색 건물 부분에 그림이 전시되어 있고, 간단히 말해서... 작다!!




회화는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

(1) 15~16세기 성화, (2) 17~19세기 회화, 그리고 (3) 20세기 회화




미술관 내부도 많이 어수선 했다. 

인테리어는 그리 신경쓰지 않았고, 그림 전시 상태도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리스도 문화를 내 나이 서른 정도가 되었을 때 받아들여서 성화를 볼 줄도 모르고

성화에 대한 느낌도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고작 미술사 책에서 설명하는 부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래도 하나만 짚고 넘어가자면, 아래의 성단 장식용 3폭의 그림은 예술적 가치가 높다.


Hans Memling(1433 - 1494 Brugge) 작품, Moreel Triptych (1484)

독일에서 태어난 한스 멤링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활동하였으며

이 그림은 미술역사의 첫번째 집단 초상화이다. 오른쪽 부분이 미술사 책에 자주 인용된다.






17~19세기 전시실에서는 브뤼게 신고전주의(Bruges Neoclassicism) 작가들의 초상화가 두드러졌다.

1800년 전후의 브뤼게 신고전주의를 이끌었던 리더는 Joseph Benoit Suvee였고,

당시 브뤼게 미술학교의 재능있는 졸업생들이 뒤를 이었다 ;

Jean-Bernard Duvivier, Joseph Ducq, Joseph Denis Odevaere, Francois Joseph Kinsoen.


Francois Joseph Kinseon(Brugge 1771 - 1839 Brugge) 작품, 

Potrait of a Woman with her two Children (1804)


Francois Joseph Kinseon(Brugge 1771 - 1839 Brugge) 작품, 

Potrait of Marie Josephine Lafond-Porcher (1835)


Edmond Van Hove (Brugge 1851 - 1913 Brugge) 작품, 

Potrait of the Artist and his Family (1901)


Emile Claus(Waregem 1849 - 1924 Astene) 작품, 

The Lys at Astene (1885) (아스텐 마을의 리스 강)


벨기에 인상주의 화가 에밀 크라우스의 작품 앞에서 넋 놓고 앉아있었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표현하는 강변의 수풀은 뒤로 하고서라도

여인과 아들 뒤의 빛반사 처리, 그리고 강 건너 빨래를 널어놓은 곳까지 이어지는 시선.

당시 불어닥친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벨기에에서 자신만의 색을 찾은 화가.





1920년대의 플랑드르 표현주의(Flemish expressionism)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친 사조는

프랑스 입체파(French Cubism)와 독일 표현주의(German expressionism)였다고 한다.


Gustave van de Woestyne (Gent 1881 - 1947 Ukkel) 작품, Last Supper (1927)


대형 작품이었던 최후의 만찬은 미술관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 같다.

나는 '누가 유다인가?'를 생각하며 찾고 있었고...


그로닝에에서 내가 꼽은 최고의 작품은 아래, 마을의 연인들


Fritz van den Berghe (Gent 1883 - 1939 Gent) 작품, Lovers in the Village (1925)





 

플랑드로 표현주의 속에서도 잠시 유행했던 비현실적인 야수파(Fauvism)


Jean Brusselmans (Brussel 1884 - 1953 Dilbeek) 작품, 

Woman at the Window (1917) & Village Scene (1930)


Jean Brusselmans (Brussel 1884 - 1953 Dilbeek) 작품, Grey Winter Landscape (1935)





표현주의 이후에 추상화로 가기 전의 구상 미술(Figurative Art)


왼쪽 : Jean Brusselmans (Brussel 1884 - 1953 Dilbeek) 작품, Nude with Conch (1945)

오른쪽 : Paul Delvaux (Antheit 1897 - 1994 Veurne) 작품, The Awakening (1930)


Rik Slabbinck (Brugge 1914 - 1991 Brugge) 작품, Landscape (1951)




마지막으로 벨기에 초현실주의(Surrealism) 최고의 작가로 인정받는 Rene Magritte과

브뤼셀의 초현주의를 사진으로 표현했던 사진작가 Marcel Broodthaers의 작품들


Rene Magritte (Leuze 1898 - 1967 Schaarbeek) 작품, The Assault (1932)



Marcel Broodthaers의 작품이 많았는데 나는 왜 소 사진만 달랑 찍어왔을까를 집에서 생각 중이다.




 



미술관 정원에서 나무 조각을 시연한다고 한다.





그로닝에 미술관이 크지는 않지만 또한 빼놓지 않고 봐야할 것이

미술관 입장권에 같이 묶여있는 아렌츠 하우스의 전시실이다.



바로 옆 아렌츠 하우스의 1층은 기획 전시실이고, 2층에 Frank Brangwyn의 상설 전시관이 있다.

이곳에서 태어난 Frank Brangwyn(1867-1956)은 화가이자 건축가였던 

아버지(William Curtis Brangwyn)를 이어 화가이자 조각가가 되었고, 

터키, 스페인, 아프리카, 파리, 영국, 아일랜드 등에서 작품 활동을 하였다.


전시실에서 그의 많은 그림과 조각 및 그가 만든 가구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아렌츠 하우스가 너무 시끄럽다. 방음 자체도 안되고, 건물 아래로 흐르는 운하를

지나는 관광용 보트에서 마이크로 안내하는 소리가 다 들려온다는 사실.






Frank Brangwyn (Brugge 1867 - 1956 Ditchling) 작품, The Afflicted ones (1923)

보고만 있어도 고통스럽고, 괴롭다.





미술관 밖은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시장 광장 (Grote Markt)




그래도 역시 브뤼게에서는 팔각형의 벨포트 탑이 가장 인상적이다...







시청(Stadhuis) 광장






집으로 가기 전에 그로닝에 미술관에 다시 들어가서 몇 가지 그림을 더 보고 나왔다.

그리고 최대한 사람들이 없는 길을 찾아 ... 역으로 이동.








벨기에 여행 중에 안좋은 점이 있는데 기차에서 자리가 없는 경우이다.

큰 나라가 아니기에 브뤼셀에서 어디든 1시간이면 도착하지만, 그래도 서서 간다는 것은 피곤하다.

내가 기차를 탔을 때 꼬마들과 아이들 단체, 그리고 해변가에서 한바탕 놀다 온 10대들로 인해서

아주 힘들게 환승역인 브뤼셀 중앙역까지 올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