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소풍

전남 구례| 지리산 노고단

스콜라란 2010. 4. 24. 13:13

 

구라청만 밑고 있다가는 도통 날씨를 예측할 수 없어 예정대로 아침에 남부터미널에서 승차를 하였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잔뜩 흐린 날씨였고, 바람은 거의 없었다.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의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십수년 전의 대학 때나 지금이나 구례터미널은 이렇다. 어지간하면 작게라도 하나 새로 짓지...

비가 올 것을 대비해 배낭커버를 다 씌워놓고, 20분 간 시외버스를 기다린다.

 

   

 

 

터미널에서 바라보는 지리산은 완전 구름 속

 

 

  

  

 

성삼재로 가는 시외버스는 고속버스와 연계할 수 있도록 시간표가 짜여져있다. 우리는 13시40분 차를 탔다.

중간에 화엄사에 들러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천은사(?)에서 다시 1인당 1천6백원을 받는데 이해할 수 없는 시스템!

절 앞으로 지나간다고 내리지도 않는 버스 승객들에게 돈을 받다니...

 

 

   

 

   

 

 해발 1,300여 미터에 위치한 성삼재 주차장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비를 맞으며 노고단대피소로 천천히 걸었다.

 

 

오후 3시 경에 도착한 구름 속 노고단대피소...

 

 

 

대피소에 들어가 짐을 풀고, 잠자리를 미리 만들고...

건물은 큰 대피소지만 등산객을 위한 취침실은 한 구석에 너무 궁색하다.

그래도 히터를 틀어놓아서 밤새 20도 정도가 유지되었다. 얇은 침낭이면 충분하다.

 

   

 

 

취사장에서 쥐 때문에 한바탕 소통을 피우고, 텐트생활을 그리워했다.

 

  

 

밤9시에 소등을 했지만 잠이 오지않아 랜턴 불빛에 책을 읽다가 라디오 듣기를 반복.

처마 밑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듣기 좋았지만 내일 일정이 슬슬 걱정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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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구름 속에 갇힌 것은 여전하다. 바람도 심상치 않다.

일찌감치 산행은 포기하고, 밖에 나와 아침을 먹었다.

취사장 근처에는 절대로 가지 않는 친구를 위해서 대피소 바로 앞에서 그냥 취사를 했다.

커피를 끓이고, 빵을 굽고...

 

   

 

 

느긋히 기다리자 9시가 되면서 하늘이 살짝씩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한다.

바람은 점점 더 거세졌지만 저는 일단 위의 노고단으로 가기로 했다.

 

  

 

 

  

 

바람이 어마어마해서 친구는 날아갈 뻔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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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포장길을 반쯤 내려와 성삼재까지 가서 버스를 타지않고, 화엄사 쪽으로 걸어서 하산하기로 했다.

뒤돌아 노고단을 한번 바라보고, 다음에는 천왕봉 쪽의 지리산을 기약한다.

 

 

 

화엄사로 내려가는 길은 정말 지루하다. 끊임없는 돌길이 걷기도 불편하고, 특별히 볼거리도 없지만

제대로 등산을 하지 못했으니 마음을 달랠겸 그냥 등산로로 걸어 내려간다.

 

   

 

   

 

 

 

내려오는 동안 40분 걷고, 5분 정도 쉬고를 반복하며 총 4번을 쉬었다.

화엄사를 2km 남겨둔 지점에서 마지막 오이를 먹고~ 

 

  

 

 

잠시 후 산길이 잠시 끊어지면서 화엄사를 크게 둘러가는 임도가 나왔다.

노고단 위도, 노고단 아래도 이런 번듯한 길들이 생긴 것이 즐겁지만은 않다.

(이 길 비추천~~!! 너무 돌아서 걷게 되므로 그냥 산길로 쭉~내려가는 것이 좋겠다.)

 

  

 

  

 

  

 

 

화엄사를 한번 제대로 둘러보려고 했는데, 한쪽이 완전 공사판. 공사 소음도 엄청나고... 그냥 패스~

 

 

 

화엄사에서 내려오는 길...  정말 길었다. 휴~~

 

  

 

 

뒤돌아보니 여전히 노고단이 보인다.

날은 개이지만 구름의 이동 속도로 봤을 때 바람은 줄지 않았을거 같다.

암튼 이번에 엄청난 바람을 경험했다. 큰 배낭을 맨 나도 휘청거릴 정도였으니, 정말 대단하다.

 

 

 

한참을 걸으니 황전야영장이 보였고, 버스타는 곳까지 도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금요일이니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겠지... 마침 비가 많이 와서 계곡에 수량도 풍부하니 좋아보였다.

 

 

초록빛을 띄니 그마나 괜찮아 보이는 황전야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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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는 곳에 도착하니 3시가 살짝 넘었다. 내려오는데만도 4시간이 걸린 하산 길...

산길도 그렇지만 화엄사에서 버스타는 곳까지의 거리도 만만히 않다.

10km 떨어진 구례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40분 가량 기다리는 것이 지루해 택시를 탔다.

5천원에 가주겠다는 기사 아저씨...

 

구례터미널 뒤쪽에 구례5일장이 열렸고, 근처의 식당에 들어가 늦은 점심 밥을 먹었다.

명태전, 푸짐한 알탕, 공기밥, 지리산 막걸리 2병...

 

  

 

지리산 막걸리... 시골이라 그런지 꼭 주전자에 담아준다.

 

 

고속버스 탑승 시간까지 1시간 정도가 남아서 구례 5일장을 둘러봤다. 

일전에 가 본 정선 5일장 같은 곳에는 비할바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었다.

서울에서 구하다가 결국에는 못 구한 (빤스)고무줄도 천원주고 한 움큼 사고,

무거운거 지고 다니지말라는 어느 아주머니의 말도 재밌었다.

 

  

 

   

 

 

5시15분 버스를 타기 전에 터미널에서 지리산을 한번 본다.

파란선으로 올라갔다가 녹색선으로 급하산한 이번 여행...

목표한 등산을 했건 못했건, 어쨌든 산은 좋아요. (대피소는 절대 사절 ^^)

 

 

 

버스가 터미널을 출발하고, 창 밖으로 초록빛 구례 지역을 보여준다.

 

   

 

 

장수 부근을 지나 덕유산 쪽으로 올라오니 많은 비가 쏟아지고,

전라남도와 북도의 날씨가 이렇게 다르다. 경부고속도로도 여전히 비가 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