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월) 평일 오전에 연곡면 소금강 계곡의 금강사에 다녀왔다.
소금강 입구(캠핑장 건너편)가 완전히 달라진 것을 보고 여실히 세월을 느꼈다.
소금강 계곡은 수 차례 다녔지만 사찰에 들어간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금강사를 목적으로 산길을 걸었다.
최대한 위쪽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약 1시간을 걸어 올라갔다.
날이 서울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추웠고, 비도 흩뿌려서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언제나 사람이 밀려서 다니던 계곡길에 사람이 없으니 더없이 쾌적했다.
산길이 시작되기 전의 무릉계(곡)폭(포) 이정표를 보면 아래쪽으로 내려가봐야 한다.
시원한 폭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금강사는 마당바위인 식당암 직전에 위치한다.
국립공원 산악지역의 탐방 제한 기간(5월 중순까지)이었지만 부분 산길을 개방을 하기 때문에 소금강 계곡은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다.
금강사 까지는 계곡을 건너는 철교가 두 개 있다.
사람이 없어서 곳곳에서 편하게 사진도 찍고, 잠시 머물기도 하였다.
금강사 전에 있는 연화담
예쁜 꽃이 입구 계단에서 분위기를 밝게 비추어주었다.
20대부터 여러 번 소금강 계곡에 왔었는데 그동안은 왜 이 사찰에 들어올 생각을 안 했던 것일까?
소금강 계곡은 내가 처음 혼자 여행을 시작했을 때 왔던 곳 중의 하나다.
당시에는 경포해수욕장에서 드물게 다니는 버스를 타고 이곳에 왔었는데, 이렇게 한적한 계곡길을 걸어 올라오니 내 나이만 커져버렸다.
습하지만 기온이 낮아서 초가을인지 초봄인지 알 수 없었던 날이었다.
이 상태로 봄이 될까, 가을로 다시 갈까를 고민하는 듯한 산새...
절 위에 있는 마당바위 또는 너럭바위에 사람이 없는 것은 정말 처음이었다.
항상 많은 사람들이 누워있거나 몰려서 앉아있었는데 이 날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이 없다는 것은 나에게 평화로움을 느끼게 하였지만, 평화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에 모순 발생시키는 상념...
계곡을 내려와서는 또 언제 와볼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어디를 가면, 살면서 여기에 또 오게 될까 또는 몇 번이다 더 올 수 있을까 하는 노쇠한 생각을 한다.
연곡천이 바다를 만나는 곳은 얼핏 보기에도 생태적이다.
다리(영진교)를 차로 건널 때마다 새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왔다.
사찰에서 얻은 평화를 캠핑장 커피로 진하게 만든 후 밤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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