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일찍 포천 백운계곡에 도착했다. 계곡의 불법 영업이 정리되면서 한 번은 와보고 싶었다. 계곡가의 주차비를 받는다든가 평상을 놓고 자릿세를 흥정하는 어떤 시도도 없었다. 반대로 공무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안전을 위한 순찰(?)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상당히 고무적인 모습이었다.
백운계곡관광지 주차장을 기점으로 가장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절에서 스피커를 통해서 나오는 불경 소리와 계곡 옆의 도로를 오가는 차 소리가 각자 떠들고 있었다. 다리 위쪽보다는 아래쪽의 계곡이 더 수영장 같아서 아이들이 놀기에는 너무 좋은 곳이었다.
나는 조용한 그늘에 자리를 잡고, 한번씩 사람 없는 곳의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다. 워낙 뜨거웠던 날이라서 계곡물도 차갑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고 물놀이하는 풍경은 1년 반 사이에 세상이 달라졌으며, 동시에 그에 적응해 사는 인간 군상의 웃음소리도 바꾸어놓았다. 열심히 놀고 있는 아이들 보기가 참 안쓰러웠다.
도로 반대편에서 데크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찾을 시기에 맞춰서 공사를 하는 점은 아쉽다. '시청에서 미리미리 좀 해놓지... 향락객이나 공사인부나 서로 불편하게...'
어제 처음으로 포천과 청평을 잇는 새로 단장한 37번 국도를 달렸는데 포천과 청평(가평)이 너무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백운계곡에서 47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다가 '서파교차로'에서 포천-가평 간 직선 도로를 통과하면 건너편 청평 쪽으로 시원하게 진입할 수 있다.
청평에서 위 가평으로 올라가서 연인산 용추계곡에도 가게 되었다. 지도에서 '경기도공무원휴양소'를 선택해서 운전을 하면 그곳이 무료주차를 할 수 있는 구간이고, 용추계곡을 대표하는 물놀이 장소라고 알고 있다. 산세가 깊어서 백운계곡에 비하여 장소가 협소하지만 주변 소음이 들리지 않는 장점은 있다.
계곡에 있는 사람들을 잠시 보다가 차를 빼서 내려왔다. 용추폭포 사진을 찍고, 데크길을 따라서 좀 걷고 싶었다. 용추계곡 포인트 앞에 주차를 하고 사진을 찍는데 바로 관계자가 다가왔고, 주차가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계곡을 따라 오가는 관리차량도 다가왔다.
코로나 때문에 폐쇄가 된 것 같은데 좋은 산길을 걷지 못해서 아쉬웠다. 안내원에게 사진만 찍고 가겠다고 한 후 결국 9개의 구비 중 첫 폭포인 '와룡추' 사진만 찍고 바로 내려왔다. 코로나라는 재난 상황이니까 나라에서 하라는 데로 잘 따르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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