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맞이하여 친구가 유명한 중식당에서 면을 사주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동해시 북평민속시장으로 향하였다. 이곳의 공영주차장에 우리만 차를 주차하고, 한적한 시장을 둘러보았다.
실제로 민속시장이 열리면 그 번잡함 때문에 나는 오지 않을 인간이다. 이렇게 평상시의 모습을 둘러보는 것이 좋았다. 주차장 주변의 모습도 깨끗하고 좋았으면 건너편 북평성당 사이의 시장골목길도 재미있었다.
국밥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음에는 국밥거리의 식당에 가봐야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동해항 방향에서 들어오는 북평로 건너편이 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맛있는 것을 파는 곳이 많아서 맛집에 집중하는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을 곳이다.
한국전쟁 후에 건축된 북평성당은 골롬반회 외국인 신부들이 세웠는데 유사한 형태의 성당은 묵호성당과 강릉 임당동 성당, 삼척 성내동 성당이다. 앞으로 여행을 하면서 모두 둘러볼 생각이다.
북평성당의 본당 내부 창틀과 바닥재 등이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여 문화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종탑의 종은 1960년에 프랑스에서 들여왔다.
문화적 가치가 있는 성당도 대부분은 내부를 완전히 재건축한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나무바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성당 뒤편으로 주차장이 있어서 평일에는 차를 가지고 와도 좋을 것 같다.
성당에서 나와 인근의 유명한 중식당에서 생일상을 받았다.
이날, 거짓말 없이 3개를 모두 비워내는 우수한 식성을 보였다. 옛날 스타일의 탕수육도 맛있었고, 해산물 가득한 삼선짬뽕, 자극적이지 않은 짜장면까지 맛나게 먹었다.
문을 여는 시간에 앞에서 대기하다가 식당에 들어갔는데 넓은 테이블에서 편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42번 국도 '동서길'을 3시간이나 쉬지 않고 운전했다. 동해시에서 백복령을 넘어서부터는 고도가 점점 낮아졌지만, 연이어 령을 넘어가는 구불거리는 길을 운전하는 것이 상당히 피곤했다.
평창읍 평창군청이 있는 곳에서부터는 평창강을 따라서 영월 섶다리까지 갔는데... 내가 여기까지 왜 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국도 운전이 피곤했다. 오랜만에 섶다리를 보기 위해서 좀 무리했던 것 같다.
섶다리는 너무 튼튼하게 만들어져서 '섶'은 그냥 거들뿐이었다. 나중에는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에 웃으며 다리를 건너고 건너고 건넜다.
카페의 나라 답게 섶다리 앞쪽에도 대형 카페가 들어섰다.
나는 주차한 곳에 있는 나무 의자에 앉아 남은 원두를 내려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커피를 마셨다.
지도에서 보면 이곳은 판운쉼터라고 되어있다. 내가 커피를 내릴 때 마을 분들도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었고, 살랑거리는 바람이 불자 더없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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