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것이 있어서 연천군 시내에 있는 하나로마트를 찾아갔다. 그 앞에서 길을 멍하나 바라보고 있는데 이곳이 상당히 안정적이고 예쁘며, 평온한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역사가 눈에 들어왔다.
역의 제기능은 하지 않지만 역사를 남겨두고, 새롭게 활용하는 것은 추억여행으로 알맞은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유럽에서 보고 온 것이 있어서 아쉬운 점은... 이런 철로를 새로 건설하는 것도 좋겠지만 옛길을 그대로 남겨두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느린 기차가 불편한 철로를 옛날 방식 그대로 운행하면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곳에 여러 번 갔었는데 우리나라도 그런 명소가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이곳 연천에서 철원까지... 아쉽다.
작지만 예쁘게 조성된 곳의 큰 콘크리트 건물은 문화재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곳에서 백구가 나를 졸졸 따라 다녔다. 솔직히 나는 개가 오면 피하는 사람이라서 백구를 보자마자 주인은 어디 있어서 애기만 혼자 서성일까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인도 없이 집을 나와서 배회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짖지도 않았다.
그만 따라왔으면 했고, 설마 내 옷에 침을 묻힐까봐서 반대로 내가 백구 머리를 좀 만져주었다. 순하게 가만히 있더니... 다시 졸졸 따라왔다. 차로 가기 전에 한번 더 쓰다듬었고, 잘 지내라고 말했더니 백구는 제 갈길을 가는 것 같았다.
우리는 그렇게 잠시 만나 가을 길을 몇 분 동행한 후 이별했다. (설마 버려진 애기를 아니었겠지...)
연천역에서 신망리역으로 가다가 신망리역 직전에 군남으로 가는 도로는 은행나무 길로 알려져 있다. 이 길을 통해서 집에 가려고 이동했다가 신망리역에도 가보았다.
신망리 산리마을 일대의 은행나무는 장관이었다. 색이 변하지 않았는데도 계속 나뭇잎이 떨어지는 모습이 간직하고 싶은 가을의 한 컷이었다. 그런데 정작 군남으로 가는 길의 은행나무는 잎이 다 떨어져서 앙상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나마 푸릇한 은행나무를 즐겼으니 다행이었다.
작은 전시회가 열리는 역사 안의 천장에서 중요한 내용의 글을 읽게 되었다.
11월 초에는 철길을 따라서 운전하며 신탄리역과 철원 백마고지역까지 가봐야겠다.
좋은 가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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